문화/생활
여러 경로로 병원체가 가축에 전염될 경우에 피해를 줄이고, 전파 가능성을 줄이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백신접종인데, 여러 원인으로 구제역을 비롯한 질병을 100%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과 몇 가지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첫째, 백신은 함유된 병원체(항원)와 현장에서 문제되는 병원체가 100% 일치해야 좋은 효과를 나타내지만, 일정 수준 이하의 일치도를 보인다면 효과에 차이가 있기도 하다. 구제역의 경우 바이러스가 7가지 타입이고, 여기에 지역별, 시기별 다양한 바이러스가 있기 때문에 100% 일치하는 백신을 만드는 것은 힘든 일이다.
둘째, 백신은 접종하고 1~2주가 되어야 면역이 형성되고, 3~4주 지나야 높은 수준으로 면역이 형성된다. 항생제나 소독제와 다르게 효과를 보려면 이 정도의 인내가 필요하다. 따라서 구제역이 발생해 긴급접종한 백신이 효과를 나타내기까지는 구제역의 피해가 계속되기 때문에 소독 등 차단방역을 더욱 해야 하는 것이다.
셋째, 백신은 온도를 비롯한 관리, 접종시기, 접종량과 방법 등에 따라 변질되고, 효과에 큰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위와 같은 백신에 대한 기본지식과 해외의 제약회사들이 만든 기존의 제품 중에서 선택, 수입해 사용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우리는 언제나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많다. 현재 국내에서 기존의 O형에 새로운 A형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여기에 일치하는 백신을 찾는 문제, 수급문제 등에서 이런 차선을 선택해야 하는 안타까움은 있지만 현실은 이해가 된다.
이런 여러 상황에 주변국에서 계속 구제역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적인 이유로 우리들은 백신정책을 선택했고, 이번 A형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책 방향은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백신 사용 이전에 구제역이 발생한 양돈장의 돼지 폐사는 50%까지 이르는 경우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백신을 제대로 접종한 농장에서는 농장주도 모르고 구제역이 지나가거나, 많아도 자돈 폐사가 10% 이내에 이르거나 하는 등 죽는 돼지의 비율만 봐도 백신이 효과가 있고, 이 정책이 논란의 중심에 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노력에 더해 현장에서는 백신의 특성을 이해하고 냉장 등 적절한 유통과정 관리, 정확하게 근육 내 접종, 2ml 접종량을 지키고 접종시기나 횟수가 지침대로 되도록 관리하는 노력만 계속된다면 현재 백신정책은 더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물백신’이라는 용어가 가끔 사용되는 것을 본다.
현장 상황과 백신의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하게 된다면 이런 자극적인 단어보다는 격려와 분석적인 의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감정보다는 냉정하게 그리고 과학적으로 현실과 현장을 파악하고 분석해야 발전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O형에 A형이 추가된 백신을 신속하게 도입하는 노력, 날씨가 따뜻해져 구제역 바이러스가 야외에서 생존하는 가능성이 줄고, 방역효과가 높아지는 시기까지 좀더 강력한 소독과 방역, 서로간의 격려로 힘든 시기를 극복하도록 하자.
정현규 | 수의학 박사/한수양돈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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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