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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서로공감] 내 삶에 균형추를 달다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 중 가장 불행한 사람이 은메달리스트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조금만 잘했으면 금메달을 땄을 텐데’ 하는 아쉬움 때문이란다. 남의 목에 걸린 금메달이 커 보이니 자기 은메달에 행복할 여지가 없다. 반면 가장 행복한 사람은 동메달리스트란다. 어떻게든 메달을 땄으니 감지덕지해 행복해한다는 얘기였다.

이 얘기에서 보듯 행복은 만족할 줄 아는 데 있다. 시중에 나온 거의 모든 행복 가이드북에 담긴 핵심 메시지도 현재에, 가진 것에 만족하는 데 있다는 얘기다. 맞다. 그런데 만족하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절반으로 만족하면 삶이 평안해진다는 얘기를 다양한 예화를 들어가며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중국의 저널리스트인 지은이는 딱 반만 열중하고 반만 만족하라는 명쾌한 기준을 제시한다. 안분지족(安分知足)과 중용(中庸)이 행복의 비결이라는 거다. 비록 ‘철학’이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추상적이거나 어려운 말이 하나도 없다. 잠언 형식으로 풀어 읽기도 쉽다.

지은이가 제안하는 ‘반반의 삶’의 삶이란 100이 아닌 50을 목표로 하는 삶이다. 100을 목표로 살 것도 아니고, 최선이라 해도 언제나 100을 쏟아 부을 것도 아니란다. 요컨대 세상은 불완전하고 공평하지도 않으며 100점짜리 사랑, 100점짜리 관계, 100점짜리 믿음, 100점짜리 성공은 없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점점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무리 벼랑 끝에 서 있거나 막막한 삶 한복판에서라도 절망하지 않으면, 꿈과 희망을 찾아낸다면 행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행복은 외적 조건과 내적 마음, 두 가지 조건으로 결정되는데 외적 조건이야 우리가 어쩔 수 없지만 마음은 자기가 먹기 나름이라는 이유에서다.

지은이는 이를 두고 "우리가 날씨를 바꿀 수는 없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춤을 출지, 비를 맞으며 ‘싱잉 인 더 레인(Singin’ in the Rain)’을 부를지 선택할 수는 있다… 무엇이 우리를 송두리째 바꿀 수는 없지만 매순간의 자세가 다음 상황을 바꿀 수는 있다"고 풀어낸다. ‘반반’을 추구한다면, 당신이 지금 잘나가면 잘나가는 대로, 힘들면 힘든 대로 당신에게 격려와 위안이 돼줄 것이라 약속한다.

지은이가 권하는 100을 만드는 방법은 50의 노력과 50의 ‘버티기’다. 고난과 고통을 버티다 보면 견디는 힘이 생기고 잘나갈 때는 못 보았던 것들을 볼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내게 맞지 않는 길이라는 걸 깨닫고 내게 맞는 길을 다시 찾는 포기", "내게 맞는 길을 가는 데 있어 불어닥치는 비바람을 견뎌내는 버티기"의 효용성을 강조한다.

책에는 여러 가지 ‘반반’ 실천 지침이 실렸는데 이를테면 "인생의 불행은 말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반의 지혜를 아는 사람은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딱 반만 말한다"는 식이다. 우리는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가 왜 이렇지?’, ‘성심을 다했는데 왜 몰라주지?’라며 안타까워하거나 속상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럴 게 아니다. 아니, 그러면 행복해질 수 없다.

"인생이란 반은 남기고 반은 버리며, 반은 얻고 반은 잃으며, 반은 쓰고 반은 달다. 세상이 흔들리고 기울어도 내 삶에 균형추가 있다면 나는 언제나 무사하다."

행복을 삶의 유일한 목표로, 인생의 전부로 알고 목을 매지 말자. 책을 덮으며 절감하는 삶의 지혜다.

 

반반철학

반반철학
리칭쯔 지음 | 김미경 옮김 | 움직이는서재 | 248쪽 | 1만 3000원

 

· 김성희 (북칼럼니스트) 201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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