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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지상강좌] 이홍섭 안진회계법인 부대표, 지상강좌

지난 1월 발표된 ‘유엔 미래보고서2045’는 30년 후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할 직업군으로 의사, 변호사, 기자, 통·번역가, 재무설계사, 금융 컨설턴트 등을 꼽았다. 그중에는 회계사도 포함돼 있었다. 이에 대해 이홍섭 안진회계법인 부대표는 거세게 반기를 들었다.

"유엔 미래보고서에는 회계사를 ‘Accountant’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기계적으로 계산(account)하는 사람을 일컫는 거지요. 기계적으로 회계 업무만 처리하는 직업은 정말로 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계사는 전문 지식을 기반으로 하되 자신의 주관적 판단에 근거해 수행하는 직업이에요." 이 부대표는 여기에 덧붙여 회계사는 미래에 더 각광받을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이해관계가 다양하고 복잡해지면서 이들 사이를 조정하는 역할을 회계사가 맡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미래 산업시장에선 통신, 방송, 금융만이 살아남을 겁니다. 그러면 나머지 산업들은 경계가 사라지면서 이 속에 통합되거나 흡수되는 거죠.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기업, 업종, 국가 간의 거래를 하려면 각각의 원가구조를 파악하고 있는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그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입장에서 조정하는 임무를 회계사가 맡게 될 겁니다." 4월 12일 청년희망재단에서 열린 멘토 특강의 주제는 ‘공인회계사의 역할과 책임’이었다.

회계사는 크게 회계 감사, 세무 대리, 경영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계사의 전통적인 업무는 회계 감사와 재무 컨설팅인데 이들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기업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갖게 됨으로써 회계사가 새롭게 하게 된 업무가 경영 컨설팅 서비스다. 기업 리스크를 관리해주는 것에서부터 인수·합병(M&A) 관련 컨설팅 서비스까지 영역을 가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회계사 출신자들이 기업 전략 전문가가 되기도 한다. 즉 회계사의 영역이 기업에 관한 모든 컨설팅을 하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지상강좌

▶이홍섭 안진회계법인 부대표가 4월 12일 청년희망재단에서 열린 멘토 특강 연단에 섰다.

 

"국경 업종벽 허물어질수록 할 일 많아"
방대한 기업 지식 기반으로 경영 컨설팅 서비스까지

그러나 여전히 회계사의 역할은 회계 감사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홍섭 부대표는 공인회계사는 ‘자본시장의 파수꾼’이라는 말을 재차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회계 감사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재무제표가 회사의 재무 상태와 경영 성과 등 재무정보를 인정된 회계 처리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표시하고 있는지에 대해 감사인이 독립적으로 의견을 표명함으로써, 재무제표 이용자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여기에서 감사 의견은 적정 의견, 한정 의견, 부적정 의견, 의견 거절 등 총 네 가지 종류로 나뉜다. 특히 부적정 의견과 의견 거절은 즉시 상장 폐지 요건이다. 이 부대표가 회계사의 업무가 주관적 판단에 의해 이뤄진다고 한 것은 이 같은 감사 의견 제시를 두고 한 것이다. 그만큼 회계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다만 이 부대표는 "망할 기업이라도 그 내용을 사실대로 썼으면 회계사는 그것을 적정 의견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회계사의 역할은 기업의 미래를 전망하는 게 아닙니다. 모든 회계 부정을 적발하는 것도 아니고요. 재무제표에 포함된 부정이나 오류를 찾아내는 게 목적이 아니라, 기업이 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제대로 작성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게 회계의 한계라면 한계라고 할 수 있죠."

이 부대표는 이날 특강에 참석한 청년들에게 최근 회계 감사와 관련된 두 가지 쟁점을 반드시 검토하라고 조언했다. 첫 번째 쟁점은 수주산업의 회계절벽과 빅배스(Big Bath)다. 회계절벽은 장부상 이익이 나던 회사가 갑자기 거액의 손실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최근 건설업과 조선업 등 수주산업에서 큰 금액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회계절벽 현상을 공시한 회사들이 있는데, 그중에는 빅배스 현상으로 의심되는 곳이 여럿 있었다.

빅배스란 신임 경영진이 전 경영진 재임기간의 누적 손실과 향후 잠재적 부실을 한꺼번에 회계장부에 털어버리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진행 기준’의 불투명성도 회계절벽을 야기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주산업은 판매 기준을 적용하는 제조업과 달리 공사 진행률을 의미하는 진행 기준에 따라 회계 처리를 하고 있다.

장기간 공사에 적용되는 진행 기준은 추정이 개입될 개연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올 회계연도부터 조선, 건설 등 수주산업에 속한 기업은 사업장별로 진행률, 미청구 공사, 공사 미수금 등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는 일반기업회계기준 변경안을 의결했다.

 

최근 회계사 비리 관련 회계사 윤리의식 강조
현재 불황기 견뎌내면 호황기 직장생활 누릴 것

두 번째 쟁점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공인회계사의 주식 투자. 기존 법규(자본시장법)상 회계법인의 임원(파트너)은 감사한 모든 상장회사의 주식 취득이 금지된다. 그런데 지난 3월 자신이 직접 감사하거나 자기가 속한 회사가 감사하는 기업 주식에 투자한 회계사 22명이 적발된 것.

이 사건을 계기로 관련 법규가 강화돼 4월 1일부터 회계법인 소속 임직원 전원은 자기가 몸담은 법인이 감사하는 회사의 주식을 일절 거래할 수 없게 됐다. 이 부대표는 "우리나라의 회계사는 1만8000명에 이른다. 법이 있어도 인원이 워낙 많아 ‘설마 내가 걸리겠나’ 하는 생각으로 도덕적 해이를 일으킨다"며 "특히 젊은 회계사들이 윤리의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회계업과 관련된 비관적 뉴스와는 별개로 회계사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회계법인뿐 아니라 일반 기업에서도 재무제표를 작성할 회계 관련 인력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국내에서도 일반인과 학생을 대상으로 기업 실무 중심의 AT(Accounting Technician) 자격시험을 도입했다. 이 부대표는 위기가 기회임을 강조했다.

"현재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데 따라 회계법인들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업계에서 바라보는 경제는 10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합니다. 지금 같은 어려운 시기에 취업하면 10년 뒤에는 호황을 누리며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100세 시대에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속도가 늦더라도 청년들은 삶의 지향점을 찾는 일이 중요합니다. 긴 안목을 가지고 회계사에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김덕수 회계사

입사 1년 차 선배에게 듣는 현장의 조언| 김덕수 회계사

 

Q 공인회계사시험 합격까지 평균 얼마나 걸리나.

A 공인회계사는 석차가 중요하지 않다. 고득점을 노리기보다는 허들(최소 합격 기준)만 넘겠다는 각오로 임하는 게 전략일 수 있다. 최소 이수학점 기준과 영어 점수만 준비돼 있으면 얼마나 집중하느냐에 따라 준비시간이 결정된다. 최근 1, 2차 시험 동차 합격자는 준비기간이 9개월이었다고도 한다.

그러나 ‘할 것도 없는데 회계사나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는 절대 안 된다. 확실하게 정신 무장을 해야 수험생활을 버틸 수 있다. 최종 합격자 발표 후 바로 채용 시즌이 다가오기 때문에 정보도 열심히 모아야 한다.

 

Q 영어 실력이 중요한가.

A 대형 회계법인에서 일하려면 많은 분야의 업무가 영어로 진행되므로 아주 중요하다. 또한 국내 기업의 해외 지사에서 일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는 등 입사 후 진출할 영역이 넓어진다.

 

Q 그 밖에 필요한 업무 외적 능력은.

A 회계사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다. 그러므로 대인관계가 중요하다. 면접에서는 학교생활, 종교활동에 대해 물어볼 수 있고 리더십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안진회계법인은 인성검사를 통해 이를 확인한다. 또한 출장이 잦아 활동적인 사람에게 적합한 직업이다.

 

공인회계사 자격시험

학점이수제도 시행으로 학교 등에서 해당 과목별 총 24학점 이상을 이수하거나 이수한 것으로 인정된 자가 응시할 수 있다. 1차 시험과목은 회계학, 경영학, 경제원론, 상법, 세법개론, 영어(다른 시험기관 성적으로 인정)다. 매 과목 배점의 40% 이상, 전 과목 배점 합계 60% 이상 득점자 중 고득점자 순으로 2차 시험 최소 선발 인원의 2배수를 선발한다. 올해 1차 시험에는 9246명이 응시해 이 가운데 1717명이 합격(경쟁률 5.4 : 1)했다. 오는 5월 치러지는 2차 시험과목은 재무회계, 원가회계, 회계감사, 세법, 재무관리로 주관식으로 출제된다. 합격 커트라인은 1차 시험과 같다. 금융감독원은 경쟁률을 3.4 : 1로 내다봤다.

 

· 조영실(위클리 공감 기자) 2016.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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