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노래가 있다. 노랫말은 가을철이면 미묘하게 변화하기 쉬운 사람들의 마음 혹은 정서를 읊조린다. 아침저녁으로 수은주가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보통 사람들은 크고 작은 정서의 변화를 겪게 된다. 설령 흘리지는 않더라도, 왠지 모르게 가을이 되면 마음이 눈물로 더 자주 촉촉하게 젖어드는 듯 느껴지는것도 그중 하나다.
눈물다운 눈물은 동물 가운데 인간만이 흘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나 고양이 혹은 소나 돼지도 눈물이 있긴 하지만, 복잡다단한 감정이나 마음이 가득 담긴 인간의 눈물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면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특유한 눈물은 어디서 비롯되는 걸까. 정서 변화나 신체적 자극 등이 어떤 경로를 거쳐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지, 또 눈물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밝혀내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눈물이 인간의 감정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특히 눈물은 극단적으로 대립되는 감정이 똑같은 방식으로 표출되는 생리 현상이라는 점에서 인간의 다양한 생리적 반응 가운데서도 특히 예외적인 경우라고 할수 있다. 단적인 예로 사람들은 큰 슬픔이나 충격을 접했을 때도 울며, 반대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쁠 때도 똑같이 눈물을 흘린다.
이와 관련해 유력한 ‘눈물 이론’ 가운데 하나는 눈물이 감정적 혹은 정서적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슬픔만 스트레스인 게 아니라, 극도의 환희나 황홀경도 심신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데 울음을 터뜨림으로써 그러한 스트레스를 감소시킨다고 학자들은 설명한다.
물론 눈물이 슬픔과 기쁨만을 표현하는 건 아니다. 서럽거나 누군가의 동정을 자아내야 할 때도 눈물이 나올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말로 의사를 나타내지 못하는 유아들에게 울음은 가장 유력한 소통 수단이기도 하다. 배고플 때 젖 달라고 우는 게대표적이다. 또한 화가 나서 울 수도 있고, 몸 어딘가가 아플 때도 운다. 한마디로 유아들은 주요 의사를 거의 다 울음(눈물)으로 드러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눈물이 가져오는 스트레스 감소 효과를 생각하면 깊어가는 가을 실컷 우는 것이 정 신 건강에 좋을 것 같다. ⓒshutterstock
어른들 또한 신체적 고통 등이 따르면 눈물을 흘리며 울 수 있다. 그러나 성인의 눈물은 대부분 육체적 고통보다는 마음의 변화에서 촉발된다. 남녀의 정서나 감정 상태는 생래적으로 사뭇 다른 것으로 알려졌는데, 울음의 양상에 남녀 차이가 적잖은 점도 이런 차이를 방증한다. 예컨대 여성은 연평균 30~64회쯤 울음을 터뜨리고, 남성은 6~17회 정도로 여성보다 덜 운다는 조사 결과도 성별 감성의 차이를 보여준다.
울음의 지속 시간도 남녀 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한조사에 따르면 남성은 평균 2~4분, 여성은 6분가량 운다고 하는데, 여성이 더 길게 우는 건 일상은 물론 드라마 등에서도 흔히 목격할 수 있는 장면이다. 남녀의 울음은 질적으로도 차이가 있어 여성은 눈물을 흘리고 나서 흐느끼는 현상이 동반될 때가 많은데, 남성은 눈물을 흘리고 난 뒤 흐느낌이 20명에 1명꼴 남짓으로 드물다는 연구 논문도 있다.
눈물의 스트레스 저감 효능을 감안하면, 깊어가는 가을 눈물을 주체할 수 없을 땐 실컷 우는 게 정신건강에는 좋을 것 같다. 계절의 변화가 불러올 수도 있는 눈물을 억지로 참거나 감성의 변화를 부정적으로 대할 일은 아닌 것이다.
글· 김창엽(자유기고가) 201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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