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김창엽의 생활정보] 추운 여자 더운 남자, 에어컨을 켜? 말아?
“에어컨을 좀 켰다 껐다 할 수 없나요? 쉬지 않고 틀어놓으니 추워 죽겠어요.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에요.”
“미안해요, 여보. 에어컨을 끄면 나는 정말 돌아버릴 거 같아요. 지긋지긋한 이 더위가 물러날 때까지 당신이 옷을 좀 껴입고 참아주면 좋겠어요.”
40대 후반인 M 씨와 K 씨 부부는 결혼 이후 십수 년째 여름이면 상대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남편 M 씨는 한창 무더울 때는 ‘죽음의 공포’를 느낄 정도로 더위를 심하게 탄다. 마음이 어수선하고 머리가 띵해 하루하루가 비몽사몽 같다. 일손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반면 아내 K 씨는 아주 더운 7월 말에서 8월 초 정도를 빼고는 여름에도 솜이불을 덮고 잔다. 심지어 온수 매트를 켜놓고 잘 때도 있다. 그녀는 여름이면 에어컨을 하루 종일 켜놓는 남편이 밉기까지 하다. 특히 두 사람이 같이 지내는 여름날 주말은 고역 그 자체다.
이들 부부가 처한 상황은 한겨울이 되면 정반대가 된다. 아내는 틈만 나면 실내 온도를 올려놓고, 남편은 온도 조절기 스위치를 끄기에 바쁘다. 한여름과 한겨울에는 부부는 걸핏하면 각방을 쓴다. 여름철 어쩌다 한방을 써도 남편은 하의 속옷만 달랑 걸치고 돗자리 위에서 잠을 청한다. 겨울에는 온수 매트의 반쪽만 켜놓고 불이 들어오는 자리에서는 아내가, 불이 들어오지 않는 자리에서는 남편이 자곤 한다.
평소에는 그런대로 원만하게 지내는 이들 부부는 정말 쾌적한 기온에 관한 한 서로 ‘궁합이 안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은 M 씨와 K 씨 부부에게만 해당되는 걸까? 실내 냉난방 문제에 관해 부부가 어느 정도 합치된 의견을 보이는지를 살핀 조사나 논문, 연구 결과 같은 건 찾아보기 쉽지 않다. 하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동양이든 서양이든 대체로 여성이 추위를 더 타고, 남성은 더위를 잘 견뎌내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성인 여성이 쾌적함을 느끼는 온도는 24~25℃, 남성은 22~23℃다. 이 때문에 여성은 추위에 약하고, 남성은 더위를 잘 견디지 못한다.ⓒshutterstock
전문가들에 따르면 건강에 이상이 없는 성인 여성들이 쾌적함을느끼는 온도는 24~25℃다. 이에 비해 남성은 22~23℃로 여성보다 2℃가량 낮다. 물론 개인차가 있어서 여성보다 추위를 더 타는 남성도 있고, 남성보다 더위를 힘들어하는 여성도 있다. 또 사춘기 이전이나 대략 60세를 넘어서 노령기에 접어들면 추위와 더위 모두를 잘 견디지 못하는 경향성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생리적으로 남성이 더위에 더 약한 건 분명하다. 학자들은 몇 가지 이유로 남성이 평소 몸에 열이 더 많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남성들은 근육 비중이 대체로 높기 때문에 대사 속도가 빠르고 그만큼 몸에서 열이 많이 난다는 것이다.
반면 여성은 남성보다 체격이 일반적으로 작지만 표면적은 상대적으로 넓어 체온을 쉽게 잃는 경향이 있다. 체온이 쉬 내려가니 그만큼 추위를 많이 탄다는 얘기다. 이 밖에 여성은 임신을 해야 하므로 장기 내부의 온도가 더 따뜻해야 하고, 이 때문에 추위에 민감한 반면 더위는 잘 이겨낸다는 추론도 있다.
흔히 남녀의 확연한 차이 등을 두고 금성 여자, 화성 남자 등으로 묘사하기도 하는데 이런 차이는 사실 성격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쾌적함을 느끼는 온도에 차이가 있는 등 남녀 간에는 체질 차이도 상당하다. 더위와 추위로 유발되는 부부 혹은 남매간이나 직장 동료 사이에 갈등이 있다면 옷이나 이불, 활동공간의 재배치 등을 통해 현명하게 해결할 일이다.
글 · 김창엽 (자유기고가) 201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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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