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난해 하반기 세계의 시선은 모두 그리스로 쏠려 있었다. 막대한 국가부채에 허덕이던 그리스에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닥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 탈퇴(그렉시트)를 심각하게 고민하며 국가는 흔들렸다. 그리스 경제위기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인류 문명의 발상지이자 ‘스토리텔링의 보고(寶庫)’ 그리스가 어쩌다 이런 위기에 빠졌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다행히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 많은 사람들은 그리스가 과거의 영광을 바탕으로 다시 일어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생산하고 전파한 독창적인 그것은 서양 문명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고, 나아가 현대 국가의 보편적 가치 관념과 문화예술의 토대가 되었다. 고대 그리스 문명은 과거의 흘러간 이야기가 아니라, 현대 문명의 스승인 셈이다."
국민 통합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고전에 주목해온 대통령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으로 있는 저자는 찬란한 그리스 문명에서 그길을 모색한다. 책은 그리스 문명의 탄생과 전파에서부터 민주주의와 시민의식에 이르기까지 그리스인의 사유와 문화를 종합적이고 근원적으로 살피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4년에 걸쳐 여덟 차례나 현장을 답사하는 노력을 쏟아 부었다. 이 책은 그 결과물인 셈이다.
자유와 평등을 기반으로 한 시민권 개념을 창안한 이들이 바로 고대 그리스인들이다. 보편적 가치와 사유라는 측면에서 보면 현대인들은 누구나 그리스인들에게 정신적 빚을 지고 있다. 아테네인들이 그렇게 희구하던 시민권의 참뜻은 무엇일까. 우리는 현실에서 시민권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오늘날 일정한 나이만 되면 자동적으로 성인과 국민이 된다. 그러니 국가와 사회의 공동 가치에 대한 명확한 관념도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렇게 ‘몰시민적 국민’이 된 이들은 유독 자신의 권리 실현에만 목소리를 높인다.
국가나 사회의 기본 중의 기본이 공동체 덕목이다. 철학자 플라톤은 지혜, 용기, 절제, 정의를 중요한 덕목으로 제시했다. 그는 책 <국가>에서 도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도덕이 올바르게 이루어지면 인간다움과 아름다움을 식별할 수 있는 참다운 안목이 길러지고, 나아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바람직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고대 그리스 문명을 창출해낸 원동력은 교육의 성공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사람들은 개인의 발전이 곧 국가와 민족의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전인적 인성교육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덕성을 함양하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고대 그리스 문명이 오늘날까지 지속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것은 사람에 대한 진지한 성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의 예술, 건축, 철학과 문학의 중심에는 항상 사람이 있었다. 그것은 여느 문명과는 확실히 다른 무한한 상상력과 인문학적 영감을 오늘날까지 전하고 있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가 들려주는 신과 영웅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상상력 그 이상"이라며 "인문학적 영감을 끊임없이 풍성하게 안겨주고, 지식과 감성을 일깨우는 마르지 않는 샘이자 각성제"라고 말한다. 알면 알수록, 다가가면 갈수록 고대 그리스 문명의 힘과 매력은 가히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리스, 인문의 향연
박경귀 지음 | 베가북스 | 486쪽 | 3만8000원
글· 윤융근(위클리공감 기자) 201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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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