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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김창엽의 생활정보] 여름철 내일날씨! 서쪽 하늘은 알고 있다

"여름 소나기는 소 등 한쪽에만도 내린다." 여름철에 내리는 비는 변덕스럽고 예측이 어렵다. 특히 갑작스럽게 내리는 소나기는 같은 동네라도 오는 데가 있고, 오지 않는 데가 있다. 오죽하면 소 등의 한쪽에는 비가 내리고, 다른 쪽에는 내리지 않는 상황을 묘사한 속담이 나왔을까?

여름철은 많은 사람들이 날씨 예보에 신경을 많이 쓰는 계절이다. 휴가철이 끼어 있는 데다 작물이 한창 자라는 시기여서 날씨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홍수나 강풍 등으로 인명, 재산 피해도 적지 않아 농어민이나 재해 예방 당국자들로서는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름철 날씨, 특히 강우에 대한 국지 예보는 틀리기 쉽다. 이런 때 경험칙에 의존하는 것도 날씨 예측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북반구 중위도에 위치한 한반도 날씨의 열쇠는 '서쪽 하늘'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남서 기류가 우세한 여름철에는 두말할 것도 없다. 예컨대 황혼 녘 서쪽 하늘이 불그스레하다면 이튿날 오전 날씨가 맑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서쪽 하늘이 불그스레한 것은 먼지 등의 입자가 많기 때문인데, 이는 서쪽 하늘이 맑다는 징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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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은 맑은 하늘, 다른 한쪽은 구름이 잔뜩 껴 소나기를 뿌리고 있는 서울 강북지역.

 

서쪽 하늘의 '동태'를 실생활에서 구체적으로 응용해보자. 예를 들어 서울을 기준으로 할 때 서쪽인 인천의 날씨가 좋다면 서울에 구름이 좀 있다 할지라도 한두 시간 후에는 맑게 갤 가능성이 크다. 기류가 서쪽이나 북서쪽 혹은 남서쪽에서 대개 동쪽 방향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이런 추정이 설득력 있다.

서쪽 하늘에 이렇다 할 눈에 띄는 조짐이 없다면, 동물들의 행태를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날씨 예측에 도움이 된다. 동물들은 사람들보다 기압이나 수압의 변화를 먼저 알아챈다. 한 예로 서쪽에서 저기압이 동진해오면 제비 같은 날짐승은 상대적으로 지면 가까이 날 가능성이 크다. 저기압에서는 곤충들도 낮게 나는 경향이 있기에 곤충을 먹이로 하는 새라면 곤충을 잡기 위해서라도 낮게 나는 것이다.

익히 알려졌지만 저기압은 여름철에는 흔히 비구름을 동반한다. 설령 비가 오지 않더라도 저기압이 서쪽에서 다가오면 날씨가 흐릴 확률이 높다. 비슷한 맥락에서 거미는 비가 올 것 같으면 여간해서 거미줄을 치지 않는다. 반대로 거미가 활발하게 줄을 친다면 날씨가 좋아질 거라고 예상해도 틀리지 않는다.

이 밖에 서쪽 하늘에 햇무리나 달무리가 생기면 곧 비가 오거나 흐려질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햇무리나 달무리는 대기 중에 습기가 많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고, 서쪽 하늘에 습기가 많다면 이어지는 날씨는 좋을 수 없는 까닭이다. 똑같은 원리로 서쪽에 무지개가 뜬다면 국지적으로라도 소나기가 올 수 있다.

한두 시간 차이로 쏟아지는 강우 같은 변덕스럽고 예상하기 힘든 여름 날씨는 예보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정보기기의 연결이 힘든 깊은 골짜기나 외딴섬 등지에서 날씨를 예측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서쪽 하늘과 동물들의 동태 같은 걸 눈여겨보는 게 임시방편이 될 수 있다.


 · 김창엽 (자유기고가) 201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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