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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여행작가 양영훈] 거센 파도에 세상 시름 쓸려가고

 

 

 

속초

속초 영금정해안의 정자

 

 

■ 속초 영금정해안

 

추위는 여행을 준비하는 순간 멀리 달아난다. 움츠러든 어깨를 펴고 풍광을 누릴 일만 남았다. 케이블카를 타고 눈 덮인 설악산 권금성에 오르면 속초 시가지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창망한 동해, 그 바다와 맞닿은 영랑호와 청초호, 두 호수 사이에 들어선 속초 시가지의 전경이 이국적 정취를 물씬 풍긴다.

 

속초등대와 영금정도 아스라이 보인다. 한달음에 달려가서 안기고 싶을 만큼 아름답고 낭만적인 풍경이다. 속초시 동명동의 영금정해안에는 넓고 큰 갯바위가 즐비하다. 큰 파도가 갯바위에 부딪힐 때마다 거문고 켜는 듯한 소리가 난다고 해서 영금정(靈琴亭)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질풍노도(疾風怒濤)의 겨울 바다를 보고 싶다면 영금정해안을 지나칠 수 없다. 풍랑주의보가 자주 발효되는 겨울철에는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정도로 위력적인 파도가 쉼 없이 밀려든다. 갯바위를 삼킬 듯한 기세로 밀려드는 파도는 약간의 공포심과 함께 짜릿한 전율, 가슴 뻥 뚫리는 상쾌함을 동시에 안겨준다.  

 

영금정해안의 아침 해는 혹한도 잊게 할 만큼 뜨거운 감동을 사람들에게 안겨준다. 갯바위 끝에는 해돋이를 감상하기에 좋은 정자도 있다. 속초 8경 중 하나인 속초등대도 영금정해안의 작은 동산 위에 올라앉았다. 등대 전망대에 오르면 동명항과 속초항, 속초 시가지와 청초호, 설악산 준봉 등이 한눈에 조망된다. 영금정 근처에는 동명항이 있다. 싱싱한 자연산 활어회를 맛보려는 사람들로 늘 북새통을 이루는 어항이다.

 

극락보전

 ▷ 형형색색의 꽃문살이 아름다운 설악산 신흥사 극락보전

 

불끈 치솟는 아침 해

가슴 뜨거운 감동

속초에서 동명항과 영금정 못지않게 인기 있는 관광 명소 중 하나는 아바이마을이다. 청초호 동쪽 바닷가의 길쭉한 모래톱에 자리 잡은 마을이다. 6·25전쟁 와중의 1·4후퇴 때 남쪽으로 내려온 함경도 출신 피난민들에 의해 처음 생겨났다. 그로부터 60여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마을 풍경은 1960~70년대에서 멈춘 듯하다. 낮은 슬래브 건물들이 여전히 빼곡하고, ‘갯배’에 몸을 실은 사람들이 줄을 당겨 청초호 하구의 조롱목을 건너는 광경도 그대로다.    

 

사실 속초를 이야기하자면 설악산을 빼놓을 수가 없다. 지리산, 한라산과 함께 우리나라 최고의 명산으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눈 내린 겨울날의 설악산은 세계 어느 산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설경이 아름답다. 속초의 설악동 소공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에만 올라도 겨울철에 더 매력적인 설악산의 진경(眞境)을 감상할 수 있다. 사시사철 끊임없이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분주한 신흥사도 눈 내린 겨울날에는 산사다운 적요함이 느껴진다. 긴 활주가 떠받치는 극락보전의 처마 아래에서 바라보는 설악산 준봉들의 빼어난 자태도 인상적이다. 눈 내린 날의 설악산 어딜 가나 인간세상이 아니다.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이다.

 

 

-여행 정보-

숙박  

속초는 영동 최고의 관광도시답게 다양한 숙박업소가 많다. 속초해변의 파도소리펜션(033-637-5464)과 해촌블랑빌(033-638-5648), 영금정해안의 메모리즈모텔(033-636-9415), 중앙시장 앞의 이스턴관광호텔(033-638-8640), 대포항 옆의 마레몬스호텔(033-630-7000) 등이 권할 만하다. 설악산 초입에는 국립공원에서 관리하는 설악동자동차야영장(033-636-1262)이 있다. 연중무휴로 이용할 수 있고, 전기 사용이 가능한 야영 사이트도 많다.        

 

맛집  

중앙동의 갯배 선착장 부근에 위치한 진양횟집(033-635-9999)은 직접 만든 오징어순대(사진) 맛이 일품이다. 영금정해안 근처의 이모네집(033-637-6900)은 생선찜이 맛있는 집으로 유명하다. 그 밖에 중앙시장의 감나무집(감자옹심이, 033-633-2306)과 북청닭강정(033-633-0078), 영금정 인근의 사돈집(곰칫국, 033-633-0915)과 대선횟집(생선회, 033-635-3364) 등도 속초의 맛집으로 손꼽힌다.

 

 

글 · 사진 양영훈 (여행작가) 20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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