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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일상의 역사] 경제영토 넓혀가는 수출 행진곡

1970년 한국무역협회의 수출 행진곡 가사 현상 공모 입선자 발표 광고

    세계 각국이 저성장과 저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우리나라는 2014년 사상 최대의 무역흑자를 냈고, 5년 연속 수출 실적 세계 7위라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했다.

 여러 경제 예측 자료를 보면 올해도 경제 상황은 녹록지 않은 듯하다. 미국의 경기회복이 예상되는 건 좋은 일이지만, 유럽연합(EU)이나 신흥국들의 경기침체가 계속됨으로써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4년까지 세계 52개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함으로써 75조 달러에 달하는 세계의 경제영토와 거래를 틀 수 있게 되었다. 1960~70년대에 수출 진흥의 기틀을 마련한 정부와 국민의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에 이르러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다.


  한국무역협회의 광고 ‘수출 행진곡’ 편(동아일보 1970년 2월 26일)을 보자. “수출 행진곡 가사 현상 공모 입선자 발표”라는 굵직한 헤드라인 아래, 10억 달러의 수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범국민 캠페인의 일환으로 현상 공모를 진행했다는 배경을 밝히고 있다.

 

이 공모에선 1052편의 응모작 중에서 당선작 1편과 가작 2편이 선정됐다. 요즘에도 정부나 민간 차원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공모를 실시하지만 응모 편수가 500편을 넘어가면 성공이라 할 정도로 응모작이 줄고 있다. 따라서 지금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얻은 현상 공모였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당선작의 가사 내용은 이렇다. “눈부신 조국건설 태양도 밝다/나가자 우리들도 수출전선에/줄기찬 의욕으로 수출 늘려서/웃으며 복된 살림 함께 이루자/(후렴) 수출은 우리 살길 비약의 발판/오대양 육대주로 뻗어나가자.”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 형식 아닌가? “겨레여 우리에겐 조국이 있다/내 사랑 바칠 곳은 오직 여기뿐/심장의 더운 피가 식을 때까지/즐거이 이 강산을 노래 부르자.” 글자 수 하나 다르지 않고 완전히 똑같다. 4음보의 정형률을 즐겨 쓴 노산 이은상의 현대시조(時調)와 애국시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간결하면서도 절실한 어조, 그리고 자못 비장감마저 느껴지는 이은상 스타일이 수출 진흥을 위한 국민 계몽의 운율 형식에 적합했으리라.

 

당시의 언론에서도 수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사를 자주 썼다. “수출 목표액 달성한 해외 3공관을 표창”(경향신문 1965년 9월 14일), “상반기 수출 유공자 표창”(매일경제 1970년 9월 2일)처럼 정부 주도의 수출 진흥을 언론에서도 적극 지지해왔다.

 

지금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기업청은 ‘2015년도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공고 제2014-650호). 내수에 머물러 있으나 해외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중견기업에 기업별로 맞춤형 지원을 함으로써 수출 기업으로의 전환을 촉진하겠다는 뜻이다. 약 900개사를 선정해 지원한다고 하는데, 진정한 의미에서의 맞춤형 지원이 가능하려면 중소·중견기업의 속사정을 훤히 들여다보고 타당한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전문가들의 일대일 자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증가율이 어느덧 대기업을 넘어서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그 주된 요인은 수출 상품 영역의 변화이다. 기존의 제조업 위주에서 벗어나 문화 콘텐츠나 서비스로 분야를 확대한 것이 주효한 셈이다. 수출은 경제영토를 확장하는 소리 없는 전쟁이다. 새해를 맞이해 제2의 무역입국으로 우리의 경제영토를 세계 속으로 넓혀나가는 원대한 꿈을 가져보자. 

 

글·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전 한국PR학회 회장) 201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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