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크리스마스를 전후해서 비행기를 이용해 국내외 곳곳으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많을 것이다. 마음은 벌써 그 어느 곳에 가 있을 터.
이런 때 난데없이 ‘땅콩 회항(리턴)’ 사건이 발생함으로써 대한항공은 국내외에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인터넷 아고라에서는 대한항공의 유명한 광고 캠페인 문구인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를 “갑질, 어디까지 해봤니?”로 패러디하는 것을 비롯해 연일 성토대회가 열리는 듯하다. 이번 사건의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국적기의 항공 역사가 70여 년에 이르렀는데도 오너 일가의 구시대적 행태가 사건을 저토록 키웠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1960년대의 정부 광고를 통해 항공 서비스의 일단을 엿보자.
대한항공공사(현 대한항공)의 광고 ‘쾌속’ 편(동아일보 1963년 12월 21일)을 보자. 승객이 비스듬히 누워 있고 그 옆 재떨이에서 담배 연기가 피어오르는 그림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권련(卷煙) 두 대 피우실 사이에 여러분을 목적지까지 모셔드립니다”라는 헤드라인을 써서 빠른 속도를 강조했다. 카피에서는 옆에 있는 그림이 어느 고객의 말씀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라며 그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며칠 전 기내에서 담배 두 대를 피우고 나니 벌써 부산 비행장 도착을 알리는 KAL ‘스튜워디스’의 안내 말씀이 들리더라는 것이다. “담배 두 대 피울 사이에 부산이라… 그 쾌속(快速)함에 재삼(再三) 놀랐다는 것입니다. 그분은 안락했던 좌석도 인상적이라고 했고 담배 연기가 꼿꼿이 올라가리만치 동요(動搖) 없었던 비행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광고 카피로 이렇게 설명하며 단지 그분의 말을 그림으로 그렸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한항공공사의 광고 ‘비행기의 혜택’ 편(동아일보 1964년 4월 4일)을 보면 비행기를 타려고 줄 서서 이동하는 사람들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런 그림에 “왜 비행기 여행자가 느는지 아십니까?”라는 헤드라인으로 비행기 여행의 혜택을 제시한 것이다. 즉, “비행기 여행이 사실상 경제적이란 점, 안락하고 빠르고 안전하다는 점, 탑승 수속이 필요 없다는 점, 여승무원(스튜어데스)의 써비스가 만점이란 점, 전국 각 노선마다 매일 1왕복 이상의 비행편이 있다는 점” 때문에 비행기 여행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46년 3월에 설립되었던 대한국민항공사는 1962년 3월에 대한항공공사(大韓航空公社)로 전환되었다. 대한항공공사는 항공운송사업과 부대사업을 통해 민간 항공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자본금 50억원으로 설립된 대한민국 교통부 산하 최초의 국영 항공사였다. 적자가 누적되자 정부는 1969년에 대한항공공사법을 폐지하고 한진상사에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하도록 함으로써, 대한항공은 민영화의 길을 걷게 된다.
기내에서 담배를 피우던 때가 있었다니, 탑승 수속을 할 필요가 없었다니,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 같다. 그렇지만 광고에 나타나 있듯이 이는 엄연한 사실이다. “왜 비행기 여행자가 느는지 아십니까?”라는 광고 메시지에 응답이나 한 것처럼, 온 국민이 안전성과 서비스를 믿고 비행기를 점점 더 자주 애용해 왔다. 우리나라가 항공대국으로 비상하는 데는 비행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 것이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으리라. 이번 ‘땅콩 회항’ 같은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국제적 망신살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예방책도 마련했으면 싶다.
글·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2014.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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