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대학들이 취업률 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교육부는 해마다 ‘학교 규모별 취업률 현황’을 발표하고, 대학에서는 전공별 취업 컨설팅도 자주 실시한다. 취업률과 유지 취업률이 전년도에 비해 크게 나아지면 안도의 숨을 쉬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전전긍긍하게 마련이다. 4대보험 가입 여부로 취업률을 결정하기 때문에 당연히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간호학과 졸업생은 국가고시에 합격하고 종합병원 시험에 합격하면 100퍼센트 취업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병원 사정에 따라 임용이 늦어지면 교육부 기준의 취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대학에서는 임시방편으로 동네 병·의원에라도 취업시키라고 교수들을 내몰고 있다. 임용을 기다리는 기간에 학생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시간을 훨씬 유용하게 쓰지 않겠는가?
정부에서는 오래전부터 직업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왔다. 국립중앙직업안정소의 광고 ‘업무 안내’ 편(경향신문 1979년 8월 1일)을 보자. 공고의 성격을 있는 그대로 나타내기나 하듯 큰 제목은 “국립중앙직업안정소 업무 안내”이다. 작은 제목에서는 “사업주 여러분의 종업원 모집의 어려움을 돕고 노동자 여러분의 취직을 돕기 위하여 설치된 기관”이라며 기관의 성격을 소개했다. 본문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종업원을 구하는 곳,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직장 알선기관, 직업에 관한 모든 정보와 노동력 수급에 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라고 하면서 직업안정소의 성격을 크게 세 가지로 설명했다.
사무실이 영등포에 있다는 것을 소개하는 약도가 비주얼의 전부다. 광고를 마무리하면서 모든 서비스가 “완전히 무료로 제공되고 있으며 앞으로 전국 각지에 지방 직업안정소를 설치하고 컴퓨터로 연결된 통신망을 운영하여 써어비스(서비스)를 보다 넓고 신속하게 개선할 계획”이라며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했다.
1979년 노동청 산하기관으로 설립된 국립중앙직업안정소는 1986년 한국 최초의 <직업사전>을 발간하는 등 직업의 안정성을 정착시키는 데 기여해 왔다. 지금은 직업안정소를 모태로 2006년 3월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으로 개원한 한국고용정보원이 그 일을 하고 있다. 신속하고 정확한 고용정보를 제공해 인력 수급을 원활하게 하는 데 한국고용정보원의 존재 이유가 있다. 고용안정 정보망인 ‘워크넷(Work-Net)’은 유익한 고용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인·구직이나 고용지원제도에 관한 정보 제공, 직업적성 및 흥미검사, 사이버 직업상담, 사이버 채용박람회, 집단상담 프로그램 신청과 같은 여러 가지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워크넷이 두루 활용되고 있다.
대학생은 물론 모든 국민들에게 행복한 일자리를 찾아주고 연결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국민들의 일자리를 찾아주고 직무능력향상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던 기존의 서비스를 넘어 한국고용정보원의 새로운 가치와 방향성을 모색할 때도 되었다. 놀랍게도 주변을 둘러보면 이런저런 일자리는 있다. 그러나 일거리가 없다. 일자리 못지않게 일거리 아이디어를 찾는 문제가 시급한 이유다.
뉴욕의 벤처타운 ‘실리콘 앨리(Silicon Alley)’가 최근 들어 되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연구 중심인 실리콘 밸리와 달리 실리콘 앨리에서는 정보통신기술을 실생활에 접목해 다양한 일거리를 창출했다. 오래오래 일할 수 있는 고용창출 효과가 실로 엄청나 직업의 안정성을 높여주고 있다. 일자리를 알려준다는 ‘고용정보’라는 거창한 최신 용어보다 오래오래 안정적으로 직업이 보장된다는 의미가 강한 ‘직업안정’이라는 말이 훨씬 큰 개념으로 다가온다. 벌써 아득한 옛날 같은 1979년에 쓴 용어인데도 말이다. 정책 제안서의 갈피갈피마다 직업안정의 파이프라인을 매설할 때다.
글·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201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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