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주말 골퍼들 가운데 야구 홈런보다 2배 가까이 먼 200미터 이상 골프공을 날려 보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골프공 장거리 비행의 비밀은 딤플(dimple)에 있다.
딤플은 골프공의 표면에 나 있는 오돌토돌한 꺼진 자리들을 말한다. 딤플은 항력을 줄여준다. 항력이란 비행 물체가 잘 날아가지 못하게 잡아끄는 힘을 말한다. 골프공처럼 확연한 건 아니지만 축구공 표면도 자세히 보면 매끄럽지만은 않다. 축구공도 맨손으로 만져보면 표면이 제법 거칠거칠한 것을 알 수 있다. 축구공의 표면에 나 있는 미세한 오목 구조는 흔히 핌플(pimple)이라고 불린다. 핌플 역시 축구공이 날아갈 때 딤플과 마찬가지로 항력을 줄여줘 더 멀리 날아가는 효과를 불러온다.

올해 브라질 월드컵의 공인구인 ‘브라주카(Brazuca)’는 핌플 구조가 특히 잘 발달한 공이다. 반면 4년 전인 남아공 월드컵 때의 공인구 ‘자블라니’는 미끌미끌한 편이어서 골키퍼들의 불만이 컸다. 핌플 효과에도 불구하고 항력 특성을 잘 이용하는 축구선수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다. 그의 이른바 ‘무회전’ 혹은 ‘저회전’ 킥은 공이 날아가다가 갑자기 뚝 떨어지는 등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틀어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호날두는 ‘필드의 물리학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이른바 ‘너클링 효과’, 즉 큰 항력으로 인해 비행물체가 날아가다 뚝 떨어지는 현상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활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라주카의 너클링 효과가 자블라니에 비해 적을 것이기 때문에 브라질 월드컵에서 호날두는 무회전 킥의 재미를 덜 볼 것 같다. 구기 경기에서 선수 개개인의 실력은 공을 다루는 능력에 의해 상당부분 결정된다. 지난주 막을 내린 테니스 그랜드슬램 대회인 프렌치 오픈에서 우승한 나달 선수가 단적인 예다. 나달은 분당 최고 회전수(rpm)가 5천을 넘나드는 강력한 톱스핀이 주무기이다. 구기 종목의 모든 공은 회전수와 방향에 따라 비행 특성이 달라진다.
회전력에 따른 공의 궤적 변화를 물리학에서는 매그너스 효과(Magnus effect)로 설명한다. 매그너스 효과란 회전하는 물체의 위아래 혹은 양쪽 측면에서 서로 다른 공기 압력이 형성되는 현상이다. 회전하면서 날아가는 물체 주변의 공기 압력 차이는 특정 방향으로 항력의 증가 혹은 감소를 가져와 공을 휘어지게 만든다. 실례로 축구에서 속칭 바나나킥은 매그너스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다. 영국 출신 축구선수 베컴은 테니스의 나달처럼 코너킥 때 매그너스 효과를 누구보다 잘 활용한 선수였다. 야구에서 커브 볼을 잘 던지는 투수 역시 베컴이나 나달과 마찬가지로 매그너스 효과를 잘 이해한 선수들이라 할 수 있다. 야구공의 실밥이나 골프공의 딤플, 축구공의 핌플과 홈은 그러고 보면 경기양상에 보통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다. 테니스공의 보풀도 마찬가지이다. 실밥이나 딤플, 핌플, 보풀이 없었다면 야구나 골프, 축구, 테니스 시합은 오늘날과는 경기 양상이 전적으로 달랐을 것이다.
글·김창엽(자유기고가) 201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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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