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으로 꽃을 좋아한다. 전국에서 개최되는 화훼 관련 축제 및 박람회에 가보면 많은 사람이 관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봄철이 되면 전국 어디고 벚꽃 구경에 인산인해를 이룬다.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꽃 보기를 참으로 좋아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주머니에 있는 돈을 지불하고 꽃을 사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개인이 꽃을 사서 집에 가져가는 일은 세계적으로 꼴지 수준이다. 개인별 꽃 소비는 1년에 1만 5000원 정도로 미국이나 네덜란드에 비해 약 10%에 불과하다. 최근에 와서 더욱 꽃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 통계상으로도 우리나라 화훼는 2005년 생산액이 1조 105억 원이던 것이 점차 감소해 2015년에는 6332억 원에 지나지 않았다. 여기에 2016년 말에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가결돼 우리 화훼산업은 더욱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우리보다 생활수준이 낮은 베트남과 러시아는 훨씬 더 많은 꽃을 소비한다. 베트남은 가정과 매장에 마련한 불단에 언제나 꽃을 꽂는다. 러시아는 우리보다 꽃 가격이 5배 정도 비싼데도 연인과 남녀 사이에 수시로 꽃 선물을 하지 않으면 관심이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 꽃 소비가 대단하다.
그렇다. 꽃 소비는 꽃을 가꾸는 문화가 바탕을 이뤄야 한다. 50여 년 전 우리가 어렸을 때 정말 어렵게 살아 점심도 못 먹고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많았지만 집 앞뜰에 봉선화, 채송화, 나리, 국화 등의 꽃을 가꾸는 가정이 많았다. 선생님 교탁에 야생화라도 꺾어 꽂아두곤 했었다. ‘실과’ 또는 ‘자연’이라는 이름으로 수업시간에 식물을 다루는 시간도 있었다. 지금은 거의 없어졌다고 하지만. 사람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 사람은 결국 자연으로 돌아가기 때문일 것이다.
인성과 습성은 대부분 어릴 때 정립된다. 유치원 또는 초등학교 때부터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꽃은 자연이다. 교육 차원에서도 어릴 때부터 꽃을 가까이하게 해야한다. 봉선화, 채송화, 과꽃, 맨드라미 등과 같은 초화는 다루기가 쉬어서 관심만 가지면 종자에서 꽃을 피우는 데 2~3개월이면 충분하다. 작은 씨에서 꽃까지 피우니 어린이에게 스스로 해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주고, 어린이가 꽃을 가까이하는 출발점이 돼준다. 생활 속에서 학습을 통해 꽃과 함께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정착된다. 이렇게 습관적으로 꽃을 가까이하는 것이 생활화되면 인성이 밝아지고, 더불어 꽃 소비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다.
실로 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최근 다육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부쩍 증가하고 있다. 다육식물은 우리나라 사람이 좋아하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값이 싸고, 예쁘고, 키우기 쉽고, 번식도 쉽다. 또한 다육식물 애호가들끼리 키운 것을 서로 나누고 번식 방법도 공유한다. 식물을 다루는 마음은 참 선하다. 이와 같이 식물을 다루고 공유하는 것은 좋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송천영 | 국립한국농수산대학 화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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