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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미래 고용환경 고려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해야

새 정부가 탄생한 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일단 합격점을 주고 싶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탄핵정국으로 인한 국정공백을 메우기에 급급한 상황에서도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첫 번째 업무지시로 한 것을 보면 민생을 최우선하는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간 대선정국으로 가려져 있었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고용 상태는 가히 심각한 수준이다. 청년 실업률은 나날이 최고 기록을 갱신하고, 전체 실업률 또한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한 문재인 대통령의 판단은 매우 적절하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이러한 일자리 정책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실현할 것인가다. 과거 정부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자리 공약을 수차례 시도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단기간의 전시행정에 치중한 나머지 온전한 일자리 창출에는 실패했다. 이러한 과거 경험에 비춰 성공적인 일자리 정책 추진을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일자리 숫자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단기간의 성과에 집착하다 보면 제대로 된 양질의 일자리보다 일시적·한시적인 일자리, 소위 부실한 일자리만 늘어나게 된다. 또한 이러한 정책은 문재인 대통령이 선언한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화’ 공약에도 배치된다. 과거 정부가 시도한 일자리 정책이 실패한 것도 정부가 만든 공공부문 일자리가 민간부문의 수요 확대와 투자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일회성으로 끝나버렸기 때문이다.

둘째, 정규직 기득권의 양보를 전제로 한 정규직 전환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근로시간을 단축해 고용을 창출함과 동시에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는 매우 심플하고 이상적인 정책으로 보이지만 실제 노동시장이 그렇게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근로시간이 단축되고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경우, 대기업과 같이 재정적 여력이 있는 경우에는 신규 고용을 할 수도 있겠지만, 중소·영세기업의 경우에는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곧바로 고용 창출로 연결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따라서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아울러 비정규직을 무조건 정규직과 동일한 수준으로 전환할 것이 아니라 정규직에 대한 양보를 전제로 할 필요가 있다.

셋째, 고용환경의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마중물이 될 초기투자가 필요한데, 이때 고용환경의 변화를 고려해 유망한 산업·직종에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사물인터넷 등을 이용한 고용 형태가 보편화되리라 예상된다. 따라서 사양 산업보다는 미래 유망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에 포커스를 맞출 필요가 있다.

넷째,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은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방문해 비정규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매우 희망적이고 고무적인 고용정책임에는 틀림없지만, 과연 민간부문에까지 실효성이 있을지는 다소 의문이다. 다시 말해서 공공부문이야 세금으로 재원을 늘리면 가능하지만, 민간기업의 경우에는 재정적 부담을 피하기 위해 생산공정의 자동화나 해외 이전 등으로 오히려 고용이 감소될 수도 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이 가계소득 및 소비를 증진하고 기업의 이익 증가로 이어지는  ‘소득주도형 선순환 구조’를 통해 추가적인 고용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정 |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회장

이정 |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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