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일반적으로 국가보훈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거나 공헌을 한 사람들에 대한 국가의 보답 행위’로 정의된다. 즉 ‘국가의 끝까지 책임론’에 입각해 국가유공자, 그 유족 또는 가족에게 물질적 보상과 정신적 예우를 함으로써 영예로운 생활을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 국가의 이 같은 보답 행위는 그들의 희생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게 함으로써 일반 국민의 애국정신 함양에도 크게 기여한다. 애국정신은 국가 정체성의 강화 기제로서 국민통합에 기여한다. 이런 점에서 국가보훈은 국력을 구성하는 귀중한 소프트파워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간 국가보훈처의 정책은 보훈 심사·등록 및 각종 보상금 지급 업무, 복지 지원과 사회적 예우 지원 업무, 보훈선양사업 업무, 제대군인 지원 업무 등에 집중돼왔다. 물론 정권에 따라 보훈보상 정책, 보훈복지 정책, 보훈선양 정책, 제대군인 정책 가운데 어느 정책에 더 큰 비중을 두느냐의 차이는 있었다.
주지하다시피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국가를 위한 헌신, 국민이 보답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국가유공자의 예우 강화(의료·복지·안장시설 확충), 독립·민주화·호국 등 보훈대상자의 예우 강화, 국가보훈대상자의 각종 보상금 및 수당 등 지원 확대 등을 내세웠다. 슬로건을 통해 새 정부가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훈정책을 실시하리라는 것을 간파할 수 있다. 개별 보훈정책 중에서는 보훈복지 정책과 보훈보상 정책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지난 5월 십8일 취임식에서 “보훈 가족을 중심으로 다가가는 따뜻한 보훈정책을 펼쳐보고자 한다”고 강조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더불어민주당의 국가보훈 관련 정강정책은 “제대군인 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 대한 보훈정책을 강화한다”라고 짧게 정리돼 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제대군인 지원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 이는 새 정부가 과거 정부에 비해 제대군인의 사회 적응과 취업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일 것임을 의미한다. 피우진 처장이 “국가가 군인됨을 명예롭고 영광스럽게 해야 한다”며 “군도 저희들도 예우를 다함으로써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펼쳐나가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피력한 것은 이 같은 예측을 가능케 한다.
요컨대 새 정부의 보훈정책은 국가유공자의 복지 증진과 보상 등 물질적 지원에 큰 비중을 둘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상당한 규모의 재정적 뒷받침을 필요로 한다. 다시 말해 문재인정부의 보훈정책이 성공할지 여부는 재원 확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의 보훈 관련 법령이 제정 당시 국가경제 수준을 고려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보상 수준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의 국가경제 수준에 맞게 예산을 편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보훈대상자 간 수혜의 형평성 문제도 없지 않다. 게다가 보상금 문제로 갈등을 조장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보훈 관련 개별 법률을 통합적으로 관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가보훈은 국가 상징 정책에서 가장 효과적인 국민통합 기제이므로 갈등을 야기하는 원인이 돼서는 안 될 일이다. 국가 차원 보훈정책의 성공 여부는 궁극적으로 국민통합에 기여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는 세계 선진 강국이 국가보훈을 귀중한 소프트파워 국력으로 인식하고 보훈 선진국을 지향하는 가장 큰 이유다.
오일환 | 전 보훈교육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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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