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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영국 옥스퍼드대 졸업식. 당시 수상이던 윈스턴 처칠이 축사를 위해 연단에 올랐다. 독일의 공세에 크게 밀리는 상황에서 평소보다 더 힘차면서도 열정적인 축사를 기대하며 모두들 숨을 죽였다.

“Don’t give up”

난데없이 포기하지 말라니 서로 쳐다보며 의아해하는 청중들에게 처칠 수상이 다시 한 번 큰 소리로 외쳤다. “Never give up! Never, Never, Never give up!”

그러고는 천천히 연단을 내려갔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진 것은 잠시 후였다. ‘Never give up!’으로 시작하고 마친 이 축사는 가장 짧으면서도 가장 감동적인 연설로 유명해졌다. 특히 청년들을 포함한 모든 영국인이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으로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후대의 평가도 받았다.

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정부의 전망대로라면 우리 경제는 2015년 2.6%, 2016년 2.6%(전망치)에 이어 3년 연속 2%대를 기록하게 된다. 1953년 성장률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낮은 성장률이 지속되면 소비심리가 나빠지고 그에 따라 기업들의 매출과 수익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하면서 고용과 소득이 정체하고 소비심리는 더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이다.

1990년대 초반 이후 일본 경제가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 경제도 소득 수준과 고령화 등을 보면 일본을 뒤따라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IMF 외환위기보다 더 큰 위기가 오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대로 우리 경제는 일본식 장기불황 또는 저성장시대로 진입하고 마는 것인가.

프랑스 나폴레옹 황제가 연전연승한 것만은 아니었다. 몇 번의 전투에서 패하면서 휘하 장군들이 의기소침해진 적이 있다. 이때 나폴레옹이 “비장의 무기는 아직 내 손안에 있다”고 말했다. 장군들이 도대체 그게 무엇이냐고 묻자, 나폴레옹의 대답은 명쾌했다.

“그것은 바로 ‘희망’이다.”

모두가 절망하고 패배의식에 젖어 있을 때 필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정신과 희망을 찾고자 하는 긍정마인드다. 이순신 장군은 절망의 순간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제 ‘12척밖에 없다’가 아니라 ‘아직도 12척이 있다’는 ‘상유십이(尙有十二)’의 정신. 지금 우리에겐 이런 정신이 필요하다.

언제 위기가 아니었던 때가 있었는가. 1997년 말 초유의 외환위기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극복한 우리나라 아닌가. 조선과 해운 등 일부 업종이 어렵다고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직도 12척이 넘는 전선(戰船)과 수많은 국민이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와 노력, 열정, 긍정마인드가 절실한 순간이다.

“그동안 먹고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울 흑석동의 문 닫은 한 가게에 붙어 있는 글귀다. 왜 문을 닫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가게 주인은 또다시 어디에선가 긍정의 희망을 찾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사진으로 찍어두었다.


최성환 | 한화생명 보험연구소장, 고려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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