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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600원’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신문 한 부 800원, 아이스크림 한 개 약 1000원, 서울 시내버스 요금 1300원(현금 기준)이다. 커피 한 잔, 짜장면 한 그릇도 5000원이 넘는다.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600원으로 살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 그 600원이 없어서 추위에 내몰린 이웃들이 있다. 일명 에너지 빈곤층이다. 에너지 빈곤층이란 ‘가구소득의 10%를 난방비와 전기세로 쓰는 가구’를말한다.

이 중 연탄으로 여름 장마철과 혹한기를 나야 하는 에너지 빈곤층은 16만8000가구나 된다. 평균 연령 75세, 나홀로 1인 가구가 70%가 넘는다. 주거 환경이 열악하고 단칸방에서 지낸다. 그것도 주로 월세이고 천식, 관절, 당뇨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며 파지 수거로 번 돈이나 정부가 주는 약47여만 원의 기초생활수급비(1인 가구 기준)로 생활한다. 이들에게 600원은 거금(巨金)이나 다름없다.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바라보는 현실에서 600원에 울고 웃는 사람들이 있다니 절로 가슴이 미어져온다.

하여 2002년 ‘사랑의 연탄은행’을 설립했다. 연탄은행은 연탄으로 겨울을 나는 독거노인과 영세가정 등에 무료로 연탄을 지원·배달해주며 연탄보일러 교체, 무료급식(밥상공동체), 비타민목욕탕 등을 순수 민간운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초기에는강원 원주시에만 개설했는데 여기저기서 연탄을 지원해달라는 영세가정과 지역이 늘어나면서 춘천, 서울, 부산, 대전, 대구, 청주, 전주, 포항 등 전국 31개 지역에 연탄은행이 설립돼 운영 중이다.

연탄은 보통 9월 말부터 다음 해 4월 중순까지사용하며 월 150장씩 소요된다. 현재 연탄 가격은 15% 인상돼 장당 600원이며, 배달료를 포함하면 700, 800원에 이른다. 하지만 연탄은행이 후원자와 봉사자들과 함께 각 가정에 연탄을 배달하면 장당 200원씩 절감돼 사랑의 연탄을 더 많이 지원할 수 있다. 사실 연탄 넉 장만 있어도 하루 종일 방 안이 따뜻하다. 연탄불로 밥도 하고 물도 데워 세수하고 빨래도 하며 길이 미끄러울 땐 연탄재를 깐다. 그럼 연탄길이된다. ‘연탄 한 장’이라는 시가 말해주듯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 되는 것,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이다.

그런데 600원이 없어 연탄을 구입하지 못하고 냉방에서 지내거나 감기에 걸린 채 추위에 내몰린 이웃들이 있다. 그러다 지병이 겹쳐 세상을 떠나곤 한다. 올 10월 행정자치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5092만여 명이다. 단순 논리이지만 우리 국민들이 600원만 절약하고이웃을 돕는다면 무려 308억 원이 넘는다. 목회자로서 한국 교회를 생각하면 교인 1000만 명이 ‘600원만 이웃돕기에 사용해도’ 무려 60억 원이다.

연탄은행에서 시작된 ‘사랑의 연탄나눔’은 국민운동이 되고 있다. 또 후원과 봉사를 하다 보면 많은 깨달음과 교훈을 갖는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올해 사랑의 연탄 후원이 지난해보다 36%나 줄어 추운 겨울이 될 것 같다는 사실이다. 소비가 미덕이라는 말도 있지만 잘 쓰고 가치 있게 써야 한다. 껌값도 안된다고 말할 수 있지만 600원은 아직 대한민국에서 가치 있는 돈이다.

 

허기복

 

글· 허기복(밥상공동체 연탄은행 대표·목사) 201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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