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한 번의 도전으로, 한 번의 사업으로인생의 승부가 결정된다면 내 인생이 얼마나 슬펐을까. 지난날을 가만히 돌이켜보면 생각만 해도 모골이 송연하다. 내 인생에 한 번의 실패는 보약과도 같았다. 그리고 지금은 ‘실패를 경험한 사람이 더 큰선물을 받는다’는 믿음 때문인지 사는 게 행복하다.
1993년 인천 남동공단에 제철·제강 및 기계제작 업체인 정우철강을 설립하고 사업을 시작한 이후 우리 회사는 4년 만에 자체 공장을 지을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그때는 세상에 안 되는 게 없을 것 같았고, 내가 가진 기술로 정말 열심히만 하면 무엇이든다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1997년 IMF 외환위기 한파로 잘나가던 대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면서 나 또한 자식 같은 회사가 두차례의 부도를 맞는 아픈 경험을 해야 했다.
잘나가던 사업이 한순간에 바닥으로 떨어지고 나니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한 번의 실패로 인생 패배자가 되기는 싫었다. 더욱이 내 꿈을 찾아가던 길도 멈추고 싶지 않았다. 세찬 비바람 한번 맞았다고 내 인생이 꺾인다면 그것만큼 슬픈 일이 또 있을까 싶어 이를 악물고 다시 뛰어들었다.
물론 사업을 다시 시작하기에는 주위의 여건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다시 하자’는 마음으로 창업 때보다 더 독하게 마음을 다잡았다.
지금은 정부와 공공기관 등에서 실패한 기업인을 도와주는 정책이 많이 생겨난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창업자 연대보증 면제’ 제도를 통해 회사에 부도가 났을 때 가산금리 없는 연대보증 면제제도를 대폭 확대해 시행하고 있고, 사업에 실패한 채무 불이행자 등에게는 채무금액을 차등 감면해주는 제도도 생겼다. 나는 이런 제도의 도움을 받을 수없었기에 홀로 고군분투해야 했지만, 이제는 사회가 나서서 재도전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으니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사업을 다시 시작한 후 10년 동안 휴일도 없이 일을 하며, 묵묵히 배움과 일에 매진한 결과, 다시 사업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외환위기 때 도산했던우리 회사는 현재 국내 굴지의 대기업 세 곳의 협력업체로 자리매김했고, 연평균 3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탄탄한 회사가 됐다.
그렇게 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배움의 끈’을놓지 않았다. 2009년 내 나이 50세에 인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54세에 태권도 4단을 취득했으며, 자기계발서 네권을 출간했다. 덕분에 지금은 모교인 인하대에서 겸임교수로 후진 양성과 장학사업에 온힘을 쏟고 있다.
패자로 끝날 수 있었던 내가 부활에 성공한 가장 큰이유는 ‘나 자신을 믿으면 세상 못 이룰 게 없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뒤돌아 생각해보니 시련과 역경은 오히려 나를 강하게 키웠다는 생각도 든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7~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가 또 우리 사회에 올 수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젠 두렵지 않다. 실패했다고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서‘자기 자신’을 믿고 최선을 다한다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시련과 역경이 오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다시 도전하고자 했던 내 경험이 이 땅 대한민국의 많은 청년들, 혹은 지금 이 시간에도 재기를 꿈꾸는 많은 분들에게 희망의 증거로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글· 고환택(정우철강 대표·인하대 겸임교수) 2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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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