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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현답으로 풀어보는 새로운 노사관계

헌법(제7조 제1항)에서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듯이, 공무원은 신분적 특수성으로 국가공무원법 등 여러 법령으로 행동상 제약과 의무, 책임을 부여받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공무원 노조는 민간과는 다른 특수성을 가져야 하고 또한 국민과 함께하면서 국민으로부터 지지와 인정을 받는 노조로 발전해야 한다.

공무원 노조의 새로운 방향성과 국민과 함께하는 정책노조를 늘 고민하면서 올해 노사관계의 새로운 모델을 노조와 함께 찾고자 시작한 것이 ‘노사관계 현답’이다. 현답은 ‘현장에 답이 있으니 현장을 답사해서 현명한 노사관계에 대한 답을 함께 구하자’는 의미로, 노사문화 우수기관과 국가 주요 정책 현장을 방문해 노사관계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 국내 현답은 ㈜만도와 르노삼성을, 국외 현답은 영국과 룩셈부르크, 스페인을 대상으로 노조와 함께 진행했다.

국내 현답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 사항은 두 가지다. 첫째는 투쟁적, 대립적 노사관계로 직장 폐쇄까지 이르다가 치열한 생존경쟁 상황에서 회사가 살아야 근로자 보수는 물론 일자리가 보장될 수 있다는 절박한 인식을 노사가 같이하고 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회사 성장이 바로 노조 이익과 연결된다는 믿음으로 상생의 길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불안정한 노사관계로 많은 기업이 해외로 이전하고, 이 때문에 청년들의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가 안타깝다는 한 임원의 설명은 아직도 마음을 아프게 한다. 민간기업의 복지제도를 접하면서 공직사회에도 그런 정도의 복지가 필요하다는 한 노조위원장의 말에 “복지를 그렇게까지 하면 나라가 부도납니다”라는 답변이 나왔을 때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던 상황이 아직도 생생하다.

법과 원칙을 준수하려는 영국, 노사분규가 없는 룩셈부르크, 경제위기를 노사협력으로 극복하려는 스페인을 국외 현답하며 느낀 사항은 노사 간에 어느 정도 견해 차이는 있고, 노조 활동도 적극적으로 보장되고 있으나 법 준수가 엄격하고, 극단적인 선택보다는 노사 간의 타협과 합의 과정을 중시한다는 점이었다.

국내외 현답을 통해 공무원 노사관계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은 어쩌면 노국(勞國)관계로 풀이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정부는 국민이 위임한 신뢰의 틀 안에서 조정자와 대리인의 역할을 하고 노조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노조 활동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정책•책임 노조로 발전해나갈 때 지속가능한 국가 발전을 뒷받침하고 국민에게서 신뢰와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인사혁신처는 노조와 간담회, 현안 공동연구회, PMD(Pre-meeting Day) 등 소통 플랫폼을 통해 끊임없는 소통과 스킨십을 하고 있으며, 노조위원장들과 정책 현안에 대한 이해와 공유를 높여가려 노력하고 있다. 일반 공무원들을 앞에서 선도하고 있는 위원장들의 생각과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책 현안에 대해 반대만이 아니라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함께 고민하고 책임을 나누는 노조의 모습이 ‘정책•책임 노조’가 지향해야 할 노조상일 것이므로, ‘낙숫물이 댓돌을 뚫는다’는 말처럼 대화와 토론으로 끊임없이 소통하고 공무원 노조 특수성에 맞는 새로운 모델을 함께 만들어가고자 한다.

국가 가치를 높이고 만드는 직업이 공직이라는 관점에서 공직 내부의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해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좀 더 큰 틀에서 공직자의 가치를 높이고 미래를 대비하는 데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갔으면 한다. 정부와 공무원 노조가 노사불이(勞使不二), 줄탁동기(?啄同機)라는 같은 비전을 가지고 행동으로 옮겨 기적을 낳는, 한층 더 발전하는 노사관계! 바로 현답에 그 열쇠가 있을 것이다.

 

 유정인 (인사혁신처 공무원노사협력관

 

· 유정인 (인사혁신처 공무원노사협력관) 2016.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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