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얼마 전 대학 동아리 모임에서 졸업을 1년 남짓 남겨놓은 후배가 물었다.
"형! 형은 어떻게 게임 회사에 들어갔어요?"
후배의 물음에 쉬이 대답하기 어려웠다. 최근 게임업계의 사정이 좋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다시 그 시절을 떠올려봤다. 대략 3년 전, 내가 취업을 했던 시기는 게임업계에 대한 지원이 활발하지 않았고, 게임 자체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부정적인 때였다. 취업지원센터 등에서 구직 상담을 받아보면 게임과 관련된 정보도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정보는 업계에 이미 취업한 선배나 인터넷을 통해 수집했다. 어렵게 게임 회사에 들어가도 전망이 밝지만은 않았다. 당시는 오히려 게임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게임업계 전반이 과포화 상태에 접어들어 경쟁이 심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심했다.
그런데 후배에게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2017년 예산안에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를 451억 원에서 635억 원으로 대폭 늘리는 방안이 포함됐다. 청년 일자리 확대방안의 하나로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인 게임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거다. 이와 함께 정부는 가상현실(VR)과 같은 신규 사업에도 192억 원을 투자키로 하는 등 관련 산업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이러한 투자가 게임산업 전반에 퍼지면 위축돼 있던 분위기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포켓몬 고’와 같은 증강현실(AR) 게임의 인기로 게임업계 전반에 대한 인식도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후배가 실제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을 때 도움이 될 만한 정책들도 눈에 띈다. 정부는 취업성공패키지, 일·학습병행제, 해외취업 지원 등의 정책으로 취업준비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취업 후에도 장기근속이 가능하도록 2년 근속 시 1200만 원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청년내일채움공제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실제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가능성이 커 보여 희망적이다.
다만 이러한 정부의 지원이 VR나 AR 같은 특정 분야에 집중되기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성장을 통해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다양한 산업이 고르게 발전하면 특정 분야에 문제가 생겼을 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창업선도대학 확대 소식 역시 매우 반가운 일이다. 대학생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실제 사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게임은 다양성이 중요한 문화산업인 만큼 빛나는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인재가 많이 나와야 한다. 취업난으로 모든 업계가 경력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한데, 사회 초년생들에게도 다양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이 같은 정부의 지원을 잘 활용하면 후배의 취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다만 후배에게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을 많이 해준대"와 같은 이야기를 전하면 ‘우리 때는 이렇게 고생했어. 넌 행복한 거야’와 같이 청년 취업의 어려움을 공감하지 못하는 선배의 서툰 조언이나 훈계로 들릴까 봐 걱정이 앞선다. 적재적소에 정부의 지원이 투입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든 것을 자금 지원으로만 해결할 수는 없다. 업계 전반에 대한 인식 전환도 어느 정도 필요한 부분이다. 나 역시 직업인이자 취업한 선배로서 취업이 절실한 후배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해줄 책임감을 느낀다. 취업 걱정 없는 나라는 결국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글· 황영민 (게임기획자) 201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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