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자유학기제' 강연 도중 한 학부모가 묻는다. "공부해서 대학 가기도 바쁜데 자유학기제 같은 것을 왜 하나요?" "자유학기제를 하면 학력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요?"라고. 자유학기제를 준비하는 교사 역시 "현재 업무량도 많은데 언제 새로운 교육과정을 짜고 아이들 데리고 현장 체험도 나가나요?"라고 말한다. 중학생을 포함한 세 아이의 엄마인 나도 다시 묻는다. 자유학기제는 과연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할까, 우리나라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자유학기제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또 그 결과가 긍정적일 것인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우리와 비슷한 교육 환경에서 이와 유사한 제도인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를 시행한 아일랜드 사례를 보고 직접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다.
아일랜드 학생들도 시험 점수만을 가지고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경험했다. 1974년 아일랜드에서는 이런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꿈을 찾아주기 위해 전환학년제를 도입했다. 흔히들 이 과정은 학습은 하지 않고 외부 체험활동 위주로 진행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전환학년제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것은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과 수업이다.
교사들은 이 기간 동안 과목별로 창의적이고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학생들이 다양한 수업을 경험하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시험공부의 압박감에서 벗어나 자신이 왜 공부를 해야 하고, 세상에 나가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배운다. 그리고 현재의 학습을 자신의 미래와 연결한다. 아일랜드 정부는 국민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이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40년이 지난 지금 전환학년제는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교육제도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에서도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2013년 42개 연구학교를 시작으로 올해 전체 중학교의 70%에서 자유학기제가 운영되고 있으며, 내년 3월부터는 전국 중학교에서 전면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러 우려와 걱정에도 불구하고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학생들은 자기주도적인 학생 중심 수업에 참여해 '학력' 신장은 물론 자율 및 외부 체험활동을 통해 '나'에 대해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인성 교육적 측면에서도 '자유학기'를 운영하는 중학교는 남달랐다. 질풍노도 시기를 겪는 중학생들이 친구들과 협력하는 수업을 경험하면서 내·외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은 교사들도 놀랄 정도라고 한다. 지난해 9월 한국교육개발원이 151개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자유학기제 인식 조사' 결과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연구 및 희망 학교들의 교사, 학생, 학부모들이 그렇지 않은 대상들에 비해 자유학기제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처럼 자유학기제는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제도다. 자유학기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일랜드처럼 적극적인 소통과 공감대를 바탕으로 국가, 대학, 기업, 지역사회 등이 이 제도의 지원에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 더불어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가 성공하기까지 40년이 걸렸다는 점을 기억하며 조급해하지 말고, 자유학기제가 진가를 발휘할 수 있도록 시간을 내주고 기다려줘야 한다.
글 · 양소영 (<꿈의 수업 자유학기제-아일랜드에서 찾다> 저자) 201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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