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스물네 살에 직장인이 된 나는 2006년에 결혼을 하고 2년 뒤 아이를 낳았다. 그때부터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육아 휴직 때에는 아이와 눈 맞추며 마냥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막상 복직 날짜가 다가오자 걱정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예쁜 내 아이가 낯선 사람 품에서 어린이집 생활을 하게 된다니…. 밤마다 아이를 품에 안고 많이도 울었다. 주위에 육아를 도움 받을 곳이 전혀 없었던 나는 'TV에 나오는 슈퍼 워킹맘처럼 나도 잘할 수 있어!'라는 희망을 갖고 복직했다.
가사, 육아, 일을 동시에 하면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열심히 버텼다. 그러던 중 둘째를 임신했다. 둘째를 출산하고 회사에 복직했는데, 그 와중에 세 살짜리 큰아이가 병원 신세를 졌다. 모든 게 내 죄인 것 같아서 아이에게 너무도 미안했다. 한 달 동안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아픈 아이를 두고 회사를 다니기는 더 이상 쉽지 않았다. 결국 아이한테 최선을 다하고 싶어 8년간의 직장 생활을 마감했다. 회사 문을 나서는 순간 '잘했어'라고 생각하면서도 눈물이 마구 쏟아졌다.
맞벌이에서 외벌이로 4인 가정을 꾸려나가기에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엄마가 항상 아이들 옆에 있어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했지만, 점점 위축되어 자신이 한없이 작게만 느껴졌다. 2012년 겨울부터 여기저기 구직 사이트를 보며 적당한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하루 5시간 일하고 100만 원을 벌 수 있다는 공고를 보고 무조건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실적이 없어 한 달 근무하고 한 푼도 받지 못하고 나왔다.
결국 다시 종일 근무를 선택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아이들 아침을 챙기고, 등원과 출근 준비를 마친 후 7시 반에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밀어넣었다. 저녁에 퇴근을 해서도 정신없는 일상을 마치고 나면 12시나 돼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간혹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아픈 아이보다 회사에 어떻게 사정 이야기를 해야 하나 그게 더 걱정이었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종일 근무를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몸무게가 10kg이나 빠졌다.
그러던 중 2013년 7월, ○○텔레콤에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종일 근무시간의 절반만 일하면 된다는 말에 무조건 지원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1년 7개월째 근무 중인데, 대만족이다. 이젠 아이가 아파도 눈치 보지 않고 병원에 갈 수 있고 내가 번 돈을 생활비에 보탤 수 있다. 남편 월급은 저축도 할 수 있다.
나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월급, 복지, 의료비 지원, 출퇴근 보조, 통신비 지원, 연차, 헬스키퍼 등 모두 정규직과 동등하게 지원된다. 오히려 회사에서는 시간선택제로 일하는 직원들의 특성을 인정해주고 더 배려해준다. 이제는 제 시간에 아이들을 데리러 갈 수 있게 돼 다른 엄마들이 무척이나 부러워한다. 앞으로 내가 하고 있는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모든 엄마들이 당당하게 자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 세상 아줌마들이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 그래서 내 아이가, 내 남편이, 내 가정이, 내 나라가 더 아름다워지기를 기대해본다.
글 · 이정선 (○○이동통신업체 고객상담사) 20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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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