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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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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이 넘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새로운 국가안전시스템을 완비하고 비리와 편법이 절대로 끼어들 수 없도록 철저한 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철저하게 사고의 책임을 규명하고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말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의 삶이 어디에 와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그동안 우리는 경제성장을 최우선의 과제로 내세우면서 ‘대충대충’ ‘빨리빨리’를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했고 물질적 성과에만 매달렸다. 인간의 참다운 존재 의미와 삶의 가치가 그 사이 땅에 떨어져버렸다. 돈과 권력 사이에 공생관계가 은밀하게 얽히기도 했고, 적당주의의 편법도 생겼다. 책임은 뒤로 미루고 제 몫 챙기기에 혈안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와 그 엄청난 비극이 우리 자신을 스스로 다시 돌아볼 수 있게 만들었다. 우리 모두 그동안 망각했던 삶의 가치를 바로 세우고 인간성의 본질을 회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크게 깨우쳤다. 우리가 만들어놓은 무한경쟁의 삶 가운데서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삶의 진정한 의미까지 놓쳐버렸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인간적 자기실현의 올바른 과정을 망각해서는 그 존재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아차리게 된 것이다.

여기서 새삼스럽게 스스로 질문하게 되는 것이 삶의 가치문제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에게 어떤 사회를 물려줄 것인가? 우리의 삶이 어떻게 평가되길 원하는가? 이런 식으로 삶에 대한 철저한 비판과 함께 그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는 작업은 기존의 잘못된 관행과 왜곡된 가치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가능한 일이 아니다.

삶 가운데에서 인간다움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최고의 가치로 지켜나가야만 한다. 여기에는 자신의 역할에 대한 철저한 책임의식이 따른다. 자신의 책임을 안다는 것은 곧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다한다는 의미이며, 자기 존재의 가치를 제대로 구현한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실추된 국가 이미지를 바로 세우는 일은 어느 한 사람만의 힘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삶의 가치와 그 존엄성을 회복하고 모두가 평화롭게 살아가는 안전사회를 이룩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그리고 우리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암울한 현실의 비탄에서 벗어나 의연하게 다시 서지 못한다면 어찌 희생자의 비극과 유가족들의 슬픔을 모두가 함께 나눴다고 할 수 있겠는가.

글·권영민 단국대학교 석좌교수 201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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