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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5월 13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페이고(Pay-go) 원칙(새로운 재정지출 사업을 추진할 때 기존 사업 지출을 줄이거나 재원 대책을 의무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시스템)’의 도입을 통해 재정개혁을 추진해달라는 강력한 요구를 했다.

복지 재원 충당을 위해 증세를 하자고 주장하는 야당과 증세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여당의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 주장을 한 것이다. 페이고 원칙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세출 조정을 하자는 것이다. 각자의 영역에 숨어서 자신의 요구만 하고 있는 칸막이 구조를 개혁하고 국가 전체적 관점에서 재정개혁을 하자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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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는 2006년 국가재정법을 제정하면서 대대적인 재정개혁을 추진한 바 있다. 2002년부터 시도되어온 3+1 재정개혁을 법으로 뒷받침하면서 국가재정 운용 계획, 톱다운(Top Down) 방식, 총액 배분 자율 편성, 프로그램 예산 제도,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dBrain) 등이 도입됐다.

이를 통해 참여, 투명, 성과 등이 재정의 중요한 이념으로 확대됐다. 1970년대 이후 정부 주도형 경제개발 정책을 통해 체질화된 정부 우위의 예산 절차를 바꾼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새롭게 변화되는 우리 경제에 새로운 재정 운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저성장, 저금리,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재정 정책과 재정 관리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도성장기에는 정부가 자금을 적립하고 민간을 지원하는 융자 방식이 있었다. 그러나 저금리 시대에는 의미가 축소된다. 민간 은행도 융자를 하지 못해 과다 적립만 되고 있는데, 정부가 이런 기능을 수행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저금리 시대에 저금리로 정부가 지원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각 부처가 기금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자금들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국가 전체적으로는 자금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시장이 성숙되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가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 수단이 융자, 출자, 출연, 보조 등의 예산 정책으로 흡수되어 있다. 한번 도입되고 나면 부처나 기관의 기득권으로 형성되어 경직적으로 운영되는 이러한 수단을 국가 전체의 관점에서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저성장기에 세입이 감소되면서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모두가 재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중앙정부는 120조 원에 가까운 지원을 하고 있는데, 지방자치단체는 여전히 자금이 부족하다고 손을 내민다.

탈선한 기차가 속도를 내는 것은 파멸을 재촉할 뿐이다. 먼저 선로 보수를 할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의 재정 관리에서도 선로 개선이 필요하다. 예산의 전달 체계, 수단의 효율성 평가, 예산의 정책 기능 재설계, 중앙과 지방의 재정 관계 재설정 등을 통해 재정의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하는 것이 필요한 전환기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국가재정법이 필요하다. 그것은 저성장기에 적합한 복지국가형 신재정전략을 수립하는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다.


글 · 이원희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공공기관연구센터 소장) 201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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