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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지난해 한 편의 드라마가 우리 사회를 흔들었다. 같은 이름의 웹툰을 극화한 ‘미생’이다. 평생 바둑만 알던 주인공 장그래가 프로 입단에 실패한 후 사회에 나가 냉혹한 현실을 깨닫는 과정을 그렸다.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 속 오 차장, 김 대리, 박 대리, 직장 맘으로 고군분투하는 선 차장 등에 공감을 했고, 드라마 속 이야기가 마치 자신들의 이야기라고 여겼다. 그리고 스스로 ‘장그래’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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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우 · 피플 스카우트 대표 컨설턴트

상사의 불합리한 지시와 질책, 경쟁자들의 견제와 따돌림마저 묵묵히 견디고 자꾸 작아지는 자신을 추스르며 오늘을 버텨야 하지만, 내일이 있기에 참을 수 있었다. 드라마 속 장그래는 그래도 현실보다 행복하다.

‘일할 능력과 의사가 있는’ 우리나라 청년 10명 가운데 4명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 동향에 따르면 2015년 5월 기준 청년실업률(15~29세)이 9.3%에 달한다. 지난 2월(11.2%) 사상 최대치를 나타낸 이후 3개월 연속 10%를 이어왔다. 네 달 만에 한 자리수로 돌아왔지만, 이는 계절적인 요인(2~4월 실업률이 높아졌다가 5월부터 다시 낮아지는 경향) 때문으로 알려졌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회사에서 올해 신규 채용을 전년보다 6.3% 줄이겠다고 한다.

정부는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주요 정책을 살펴보면, 불필요한 스펙쌓기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회사에서도 학력이 아닌 능력에 따라 평가할 수 있도록 한 국가직무능력표준 도입, 이론과 실무 능력의 괴리를 줄이는 일·학습 병행제 확대,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없어 대학에 가지 못한 근로자를 위한 사내대학 운영, 인문계 전공자들을 위한 진로지도 등 다양하다.

먼저 국가직무능력표준 제도가 눈에 띈다. 불필요한 스펙은 과감히 버리고 채용과 인사에서 능력을 우선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의 약 1만 여 직종에 요구되는 핵심 능력을 850여 개로 세분화해 산업 부문별, 수준별로 표준화했다.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과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실무 능력에는 차이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취업을 한 이후 일하면서 이론을 배우는 ‘일·학습 병행제’를 도입했다. 청년 취업 희망자와 학생을 대상으로 학습근로자를 선발한 후 현장 실무교육과 학교 등에서 이론교육을 병행해 직무 능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사내대학은 종업원 200명 이상인 사업장에서 전문학사나 학사학위 과정을 운영하는 평생교육시설이다. 현재 사내대학은 삼성전자 공과대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8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중소기업 연합 사내대학 모델’을 도입해 수준 높은 교육을 통해 능력을 업그레이드시킬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여전히 취업의 문은 좁다. 가장 좋은 방법은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각종 고용 관련 규제를 완화할 때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창출되고 기업은 더 큰 성장으로 많은 채용을 하게 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내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청년들 또한 눈높이 조절과 함께 국내 무대에서 치열한 경쟁도 좋지만, 더 넓은 해외로 나아가려는 도전정신을 가져야 한다. 청년 일자리 창출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일이다.


· 임정우 (피플스카우트 대표 컨설턴트) 201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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