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나는 40대 자영업자다. 올해 고2, 고3 되는 두 아이의 가장이기도 하다. 1995년 10월 경기 시흥시에서 창업한 이후 항상 함께할 식구라고 생각하는 종업원 9명과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영세 소상공인으로 살아온 지 20년. 내 아이들이 어떤 나라에서 살았으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문득 해본다.
장기불황 탓인지 모두들 ‘경제 활성화’를 외친다. 그런데 난 그에 못지않게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두 가지 더 있다고 본다.

첫째, 사회적 관점에서 볼 때 ‘돈’을 모든 가치판단의 기준으로 삼아 생기는 문제다. 한국 역사상 가장 불행한 세대라 할 수 있는 광복 전후 세대, 즉 우리 부모님 세대는 자식들에게 가난을 물려주지 말자는 소망 하나로 살아왔다. 그 시대엔 비록 권력에 대한 정치적 평가는 엇갈릴지언정 부모에 대한 효도와 형제간 우애 등 사회를 묶어주는 최소한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회를 지탱하기 위해 마땅히 보존해야 할 가치 기준은 점점 멀어져간다. 언제부턴가 대학 진학은 물론이고 가족의 형성과 해체마저 돈으로 재단되고, 모든 게 돈이 최고인 세상으로 바뀌었다.
둘째, 자기감정을 절제하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다. 우리는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럽게 어른이 된다고 여긴다. 그런데 과연 신체적 성장이 정신적 성장으로 고스란히 이어질까. ‘어른’이라는 단어에는 단순히 나이 든 사람이 아니라 자기감정을 조절할 줄 알며, 다름과 틀림을 구별할 줄 아는, 그래서 세상에 대한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미숙한 청춘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 깔려 있다.
순간적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충동적으로 분출하는 사람을 어른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가정과 직장, 사회 그 어디에서도 ‘어른이 되는 법’을 가르쳐주지 못하고 있으며,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사고방식을 별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건강하지 못한 공동체가 돼가고 있다.
사회구성원 대다수가 동의하는 성숙한 공유가치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내가 사는 이 땅이 살 만한 나라, 살고 싶은 나라가 되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을 영어 단어 잘 외우고, 수학 문제 잘 풀게 해 상위권 대학에 더 많이 진학시키는 대신,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인 나라가 하루빨리 이뤄지길 바란다.
1월 12일,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두 번째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집권 3년 차 국정운영 구상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아직 경기회복의 온기가 국민의 실생활까지 미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경제 살리기에 전력질주하겠다고 말했다. 난 거기에 저마다의 주장으로 나뉘지 않고 우리가 진정 하나임을 느낄 수 있는 국가로 나아가는 데도 정부가 힘을 모아줄 것을 요청하고 싶다.
글 · 박원국 (태산피앤디 대표) 201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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