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국내 스포츠계는 그간 각종 부정과 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승부 조작 및 편파 판정, (성)폭력, 입시 비리, 조직 사유화 등 이른바 ‘스포츠 4대 악(惡)’이 오랫동안 스포츠 발전을 저해하고 국민에게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켜왔다. 스포츠계의 적폐 척결에 온 국민이 관심을 쏟아야 할 이유다.

정부의 화두 중 하나는 ‘비정상의 정상화’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입법, 행정, 사법뿐 아니라 공공부문에서도 부정부패와 비리 근절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런데 비정상의 영역은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부문에도 널리 퍼져 관행처럼 답습됐다. 특히 승부 조작이나 (성)폭력 등 스포츠계의 비정상적인 모습이 자주 드러나 이런 폐습을 척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스포츠계의 대표적인 4가지 반사회적 사안을 정하고, 이에 대한 시정과 근절을 위한 개혁을 추진했다. ‘스포츠 4대 악’은 스포츠계의 고질적 문제인 승부 조작 및 편파 판정, (성)폭력, 입시 비리, 조직 사유화로 오랫동안 스포츠 발전을 저해하고 스포츠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켜왔다.
지난해 12월 28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스포츠 4대 악 신고센터 및 합동수사반 중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초 문화체육관광부가 스포츠 4대 악 신고센터를 개설한 이래 269건의 제보가 들어왔다. 이 중 118건을 조사해 2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2건은 검찰에 직접 수사를 의뢰했으며, 25건은 감사 결과에 따라 처분을 요구했다. 나머지 89건은 단순 종결 처리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그동안 1000여 건의 금융계좌를 추적해 40만 건이 넘는 거래 명세를 분석했고, 횡령사건의 경우엔 해외까지 찾아가는 등 엄정히 조사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스포츠 단체 및 국가대표 지도자 등이 36억 원 규모의 자금을 횡령·세탁하는 등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그동안 스포츠계가 부정과 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물론 스포츠 4대 악을 규정하고 신고센터를 운영한 결과치곤 신고 건수뿐 아니라 신고 건수 대비 검찰 송치나 수사 의뢰, 감사에 따른 처분 등이 예상보다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스포츠계를 너무 부정적 집단으로 매도한 건 아닌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스포츠 미래 위해
지속적인 노력 필용
그러나 우리나라는 올림픽과 월드컵경기, 아시안게임 등의 국제대회를 여러 차례 치르면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올려 스포츠 강국으로 부상했고, 국제적 위상 또한 높아졌다. 야구와 축구로 시작된 프로스포츠 종목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렇게 스포츠는 국민생활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적지 않을 만큼 크게 성장했다. 그래서 스포츠에 관한 문제는 단지 스포츠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적 차원에서 풀어야 할 문제다.
국가와 사회의 발전은 그 조직과 기관 및 구성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때 가능하다. 스포츠는 페어플레이 정신과 스포츠맨십을 통해 사회정의 실현과 사회 발전에 일조한다. 스포츠에서의 승부 조작이나 (성)폭력 등은 스포츠 정신이나 가치를 심각히 훼손하는 것으로, 스포츠 발전을 저해하고 국가와 사회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스포츠계가 부정과 비리에 물든다면 그것이 비록 일부분일지라도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당연히 근절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문화체육관광부가 스포츠계의 적폐(積弊)를 해소하려고 노력해온 가운데 체육국의 인사 의혹이 거론된 건 안타까운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인사는 체육계 비리와 개혁의 부진에 따른 문책 인사라고 했다.
개혁은 기존 제도나 관행을 뜯어고치는 것이기에 변화를 싫어하는 이들에 의한 저항이나 잡음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스포츠계 부정과 비리를 근절하는 건 스포츠 발전과 화합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따라서 스포츠 4대 악 근절을 위한 노력은 일회성에 그쳐선 안 된다. 수십 년간 쌓여온 스포츠계의 적폐가 하루아침에 일소되리라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스포츠계 적폐 해소야말로 스포츠 발전과 미래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국민 모두가 인식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힘을 실어줘야 할 때다.

글· 김상겸(동국대 법대 학장·법무대학원장) 201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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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