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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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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77년 7월 1일,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날 좀 많이 헷갈렸으리라.

그날부터 의료보험과 부가가치세라는 두 가지의 생소한 정책이 실시되었으니까. 그날 신현확 당시 보건사회부 장관은 ‘의료보험 실시에 즈음한 특별담화’를 발표했다.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장기려 박사가 영세민에게 의료복지 혜택을 주기 위해 1968년 청십자의료보험조합을 발족시킨 지 10년 만에 의료보험이 국가의 주요 정책으로 떠오른 것이다. 그렇지만 의료보험의 혜택을 설명하는 장밋빛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500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나 공단지역 근로자와 같은 약 350만여 명(전 국민의 10퍼센트)만이 그 혜택을 받았다. 그 후 의료보험의 적용 범위가 계속 확대되다가 마침내 1989년 7월에 전 국민 의료보험 시대가 열렸다.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와 의료보험연합회의 공동 광고 ‘의료보험시대’ 편(동아일보 1989년 6월 27일)을 보자. “7월 1일, 드디어 전 국민 의료보험시대가 활짝 열립니다”라는 헤드라인 아래 지면의 왼쪽에 도시지역 의료보험의 운영 원칙을 설명하고 오른쪽에는 7월 1일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진료 절차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의료보험증을 배경으로 한 가족이 웃고 있는 사진을 광고 지면의 중간에 배치함으로써 두 가지 주요 정보를 자연스럽게 구별하도록 했다.

사진 아래쪽 부분에는 1977년 의료보험 실시 후 12년 만에 모든 국민이 의료보험에 가입해 누구나 치료비 걱정 없이 양질의 의료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는 사실을 부각시켰다. 그리고 “평소에 각자 능력에 맞게 보험료를 내어 병이 났을 때 누구나 공정하게 치료 혜택을 받는 사회보험제도”라며 의료보험의 개념을 설명하고 “가입자 본인과 사용자 또는 정부가 부담하는 보험료로 운영되는 제도이므로 보험료를 성실히 납부하셔야” 한다는 사실도 빼놓지 않았다.

이제는 의료보험 제도가 완전히 정착되어 병·의원을 찾는 거의 모든 국민이 이용하고 있다. 오는 8월 1일부터는 75세 이상 고령층도 가입할 수 있는 ‘노후실손의료보험’이 출시된다. 이 보험은 지금의 65세에서 75세까지로 가입 연령은 늘어나고 보험료는 지금보다 20~30퍼센트 낮아진다고 한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보험업감독규정의 최종 개정안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100세 시대를 맞이해서 어르신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새로운 보험상품이 나온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의료보험이란 개인의 건강문제를 부담 능력에 관계없이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공동 대처하는 수단이다. 최근에는 질병이나 상해로 가입자가 지출한 병원비의 일정 부분을 보험사에서 대신 보장해 주는 실손보험과 같은 의료실비보험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는 국민건강보험이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완해 주는 기능을 한다. 의료 기술의 발달에 맞춰 의료비 부담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보험료가 미국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전 국민 의료보험시대가 활짝 열렸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한 지 어느 새 25년이 되었다. 국민 모두가 보다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보험체계를 앞으로의 25년을 내다보고 궁리할 시점이다.

글·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2014.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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