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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네 탓' 아닌 '내 탓'을 반성하자

지난해 우리가 가장 많이 쓰고 주고받았던 말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였다. 그렇다. 우리가 썼던 미안하다는 말은 바로 '네 탓'이 아니라 '내 탓'이라는 뜻이었다. 세월호 사고 1년을 맞이하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대한민국 재난관리 시스템에서 '내 탓'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생각하고 당장 실천해야 할 '7가지 분야 실천 사항'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 안전 매뉴얼을 각종 재난관리 교육과 훈련 교재로 삼아야 하고, 교육과 훈련을 철저히 그리고 불시에 실시해야 한다. 재난 예방 교육과 훈련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책임 있는 시민의 덕목이라는 인식을 확산해야 한다.

둘째, 재난관리 체계가 잘 작동되지 않는 부분이 어느 곳인지를 철저히 찾아내야 한다. 명령지휘체계 중심의 논의와 연구보다는 지원과 조정, 참여 중심의 시스템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재난관리 분야는 전문성을 매우 중시한다. 오늘의 업무가 데이터로 정리정돈되어 후임자에게 전수되는 시스템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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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7일 인천 영종도 거잠포선착장 갯벌에서 열린 ‘여객기 갯벌 불시착 재난 대비훈련’ 모습.

 

시민의 생활 속에

안전이 자리 잡아야

셋째, 국민안전처가 출범해 육상·해상·공중 재난을 하나의 재난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이제는 여기서 더 나아가 국내 재난과 해외 재난을 한 묶음으로 관리해야 한다. 우리는 재외국민 1000만 명이 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해외에서의 재난이 곧바로 내 가족의 일이 될 수 있다.

넷째, 첨단과학과 창의적 아이디어가 국가 재난관리에 활용되도록 연구개발 지원 시스템의 효율성을 도모해야 한다. 여러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재난 분야의 연구개발 사업을 중앙안전관리위원회라는 통합적 컨트롤타워에서 종합 관리해야 한다.

다섯째, 모든 재난관리 업무를 국가에만 의지할 수 없다.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민간의 지혜와 신축성을 활용하기 위해서 시민단체, 자원봉사단체와 함께 민관 협력 파트너십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

여섯째, 전문성을 갖춘 군의 교육·훈련 등 대비태세와 국가 재난관리 업무가 서로 미비점을 보완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실전이 자주 발생하지 않는 군사작전 분야에서는 매년 발생하는 재난 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국가 재난관리 분야에서는 군의 정밀한 교육·훈련 시스템을 잘 전수받아야 한다.

일곱째, 안전문화가 문화융성의 새로운 토대가 되어야 한다. 드라마와 음악이 전 세계인을 사로잡은 한류가 된 것처럼 이제는 안전문화가 또 하나의 한류로 자리 잡아야 한다.

안전은 더 이상 전문가들의 전유물이 돼서는 안 된다. 안전이 시민의 상식이 되어 생활 속에 자리 잡아야 그것이 문화가 되고 철학이 된다. 세월호 사고 1년. 우리의 안전문화는 위험을 감수한 편리의 추구라는 개발시대의 무모함이 아닌, 안전을 위한 불편의 감수라는 예방적 사회복지가 되어야 한다.

 

· 문현철 (국민안전처 정책자문위원·조선대 법학과 외래교수) 201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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