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왜 북한은 무모한 행동을 하는 것일까? 제3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그 이후 파장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우리가 취해야 할 정책방향은 무엇인가?
북한이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 개발에 나선 데는 여러 배경이 있다. 먼저 북한 내부사정이다. 냉전시대 미국의 전략가 조지 캐넌은 소련의 대외정책이 외부 환경변화보다 내부 정치상황에 따라 좌우된다고 보았다. 북한 역시 유사할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보다 정권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외부환경을 내부문제 해결에 활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핵무기는 체제 보위를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김정은 정권의 ‘가보’인 것이다.
북한의 처지에서 핵무기 개발과 그 사용 위협은 비록 단기적이나마 협상 카드로서 가치도 있다. 북한은 겉으로는 당당한 척 허세를 부리지만 내부사정은 많은 어려움에 직면한 상태다. 따라서 북한은 대외관계 개선을 이끌어내기 위해 핵무기를 활용하고자 한다. 즉, 자신들의 핵 능력이 더 커지기 전에 협상하자는 주장이다. 문제는 말과 달리 핵무기를 포기할 의도가 없다는 점이다.
북한이 원하는 대화의 목적은 단지 시간과 돈을 벌자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대화 초기에는 성의를 보이다가도 검증이나 사찰 문제가 나오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며 사안의 본질을 흐린다.
최근 북한이 강경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핵실험을 위한 명분축적용으로도 볼 수 있다.
유엔 안보리 결의 2078호는 이미 예고된 조치일 뿐이다. 그간 수차례 북한에 경고했던 장거리미사일 실험금지를 위반한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다. 그럼에도 북한이 이를 도발로 간주하고 호들갑을 떠는 이유는 제3차 핵실험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려는 꼼수일 뿐이다.
이렇듯 북한은 핵무기 보유를 위한 전략적 행보 속에서 주변을 위협하거나 속임으로써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불행히 3차 핵실험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지는 형국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 모험은 다시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다. 과거와 달리 주변환경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적극적으로 반대한 한국과 미국은 물론, 북한의 후원자 역할을 하던 중국마저 입장이 변했다. 미국과 새로운 대외정책을 펼치려는 시진핑 체제가 첫 출발부터 북한문제로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물론 중국의 이러한 입장이 근본적인 대북정책의 변화는 아닐 것이다. 단지 북한의 더 나쁜 행동을 막기 위한 외교적 압박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국의 입장 선회는 그들이 언제까지나 북한 편에만 설 수는 없다는 메시지를 북한과 국제사회에 전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그럼에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한국과 국제사회는 안보리 결의 2078호에 이미 담은 바와 같이 더욱 ‘강도 높은’ 대북제재를 채택할 것이다. 이때 ‘강도 높은’ 제재 내용으로는 다음을 고려할 수 있다.
먼저 경제적으로는 북한과 일반무역거래나 금융거래를 금지하는 추가적 경제제재, 북한 선박의 기항(寄港)과 북한 물자의 선적을 금지하는 해운제재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외교적으로는 북한과 외교관계를 중단하거나 유엔에서 북한의 회원국 자격을 정지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군사적으로는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인근 해역에서 유엔 차원의 군사훈련을 전개하거나 북한 해역을 봉쇄하는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다만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는 많은 어려움을 수반한다. 무엇보다 중국의 참여 여부가 관건이다. 일부 변화한 모습을 보이지만 아직 중국과 북한은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임을 부인할 수 없다. 중국은 미국과 경쟁을 고려할 때 북한이 몰락하는 것을 방관할 수 없기에 강도 높은 제재에 선뜻 참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또한 북한은 상황 돌파를 위해 국지 무력도발을 통해 긴장을 고조시키려 할 것이다. 천안함 폭침 같은 기습공격이나 연평도 포격 도발 같은 무차별 공격도 예상할 수 있다.
그 결과 한반도에서 무력충돌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 우려된다.
이처럼 추가 제재에 수반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의 군사도발 가능성은 국제사회의 대응 수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 도발과 군사 도발 위협을 두려워한다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이룩할 수 없다. 따라서 국제사회와 협력해 확고한 억제력을 바탕으로 하는 튼튼한 안보를 구축해야 한다.

북한의 불법행동은 한반도의 문제만이 아니다. 국제사회 전체의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알리고 ‘북핵 불용과 도발 억제’라는 한국의 입장을 확산해야 한다.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활동을 감시·정찰하는 군사역량을 강화하고, 정밀타격 능력을 보강해야 한다.
또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를 더욱 구체화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실질적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궁지에 몰린 북한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출구전략을 수립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지혜도 발휘해야 한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이 조화를 이루고 체계적으로 추진될 때 복잡하게 엉켜버린 북한 핵 문제는 비로소 그 실마리를 찾게될 것이다.
글·신범철(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