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인터넷에서
물건을 팔기 위해 쇼핑몰이 필요하다. 인터넷 초기에는 사이트 기획자에게 의뢰해
직접 만들어야 했다. 디자이너의 작업 비용도 비쌌고 필요한 기능은 프로그래머가
일일이 개발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도 오래 걸렸다.
이후 쇼핑몰 제작 경험을
쌓은 업체들은 기성품 같은 쇼핑몰 솔루션을 개발해 싼값에 분양했다. 이런 독립몰
솔루션은 비슷한 모양에 기능도 제한적이었지만 싸고 빨리 만들 수 있어 인기가 있었다.
솔루션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아예 쇼핑몰을 무료로 제공하고 상품이 팔렸을 때
수수료에서 수익을 내는 임대몰 제공 업체가 등장했다. 인터넷에서 유명한 쇼핑몰들은
대부분 이런 임대몰 업체를 통한 것이다. 서버 관리까지 무료로 제공해 사이트 규모가
커지더라도 운영비 걱정 없이 매출 확대에만 전념할 수 있어 대형화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한편
독립된 가게가 없이도 상품을 팔 수 있는 오픈마켓도 발달해 있다. 제품을 등록만
해놓으면 구매자들이 검색을 통해 찾아온다. 재래 시장과 비슷한 오픈마켓에는 같은
제품을 파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가격 경쟁에만
치우치는 것을 막기 위해 티켓 판매와 같이 전문영역을 특화시킨 전문몰도 있다.
이런 곳에서는 백화점과 같이 입점할 업체를 선별하고 고객 서비스에 치중해 몰의
브랜드 파워를 높임으로써 고객의 신뢰를 얻고 매출 확대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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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사이버쇼핑과 관련된 수많은 업체가 존재한다. 쇼핑몰들을 뒤져서 최저가 제품을
찾아주는 가격비교 사이트, 온라인 결재를 대행하는 업체, 여러 쇼핑몰에 동시에
제품을 올리고 한 곳에서 판매 관리를 해주는 통합 관리 솔루션 업체가 있다.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들뿐만 아니라 밤새 서버를 지키는 관리자들의 역할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제품을
팔기 위해서는 홍보도 필요하다. 온라인에서 가장 효과가 있는 것은 검색어 광고다.
사용자들이 검색한 키워드와 관련이 있는 광고를 검색 결과에 배치하면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쇼핑몰 업체들은 어떤 키워드가 좋은지, 언제 어떻게
광고를 하면 되는지 잘 알지 못했고 포털은 이런 업체들을 모두 관리할 인력이 부족했다.
때문에
검색 광고 초기, 포털은 매출 확대를 위해 홍보대행사에 의지했다. 대행사들은 중소
사이트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홍보의 필요성을 알렸고 포털에 광고를 싣게 만들었다.![]()
이들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키워드를 찾아내고 각 포털 사용자의 특성을 파악해 광고 방법을
조절하는 등 최소 비용으로 홍보 효과를 최대화하는 노하우가 있었다. 하지만 시장이
커지자 포털들은 홍보대행사를 배제하고 직접 영업을 함으로써 키워드 광고 수수료까지
챙겨가고 있다.
인터넷은 모든 정보가 공개되기 때문에 정보 독점으로 수익을
얻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중계업은 설 자리를 잃었다. 더구나 포털은 온라인으로 옮겨
온 중계업체들까지 사라지게 만들고 있다.
인터넷은 사용자를 많이 확보한
업체가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쏠림 현상이 심한 곳이다. 트래픽 독점을 바탕으로
콘텐츠 업체들을 고사시키고 중소 사이트의 수익마저 빼앗은 포털이 결국 홍보대행사를
몰락시키고 있는 것은 어쩌면 정해진 수순인지도 모른다.
포털의
오픈마켓 진출은 승자 독식의 마지막 모습이다. 포털이 상품 검색 기능을 강화하면서
최저가 비교 사이트가 직격탄을 맞았다. 다음 타깃은 무료로 쇼핑몰을 임대해 주는
업체가 될 것이다.
포털은 똑같이 쇼핑몰을 무료로 임대해 주면서도 임대몰
업체보다 더 낮은 거래 수수료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털의 쇼핑몰에 입점하는
경우 훨씬 더 많은 홍보 기회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에 매출 증대를 기대하는 판매업체들이
대거 입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털은 오픈마켓 업체와의 경쟁도 부인하지
않고 있다. 포털이 블로그, 카페, 지식검색 서비스 등에서 자사 쇼핑몰을 주로 노출시킴으로써
상품 구매자들이 포털 쇼핑몰에 몰려 당장 오픈마켓 측에는 상당한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이다.
만약 상품 검색에서마저 포털이 자사 쇼핑몰을 먼저 노출시키고 외부
쇼핑몰을 차별한다면 오픈마켓은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이것은 명확한 불공정
거래에 해당되지만 여태까지 검색 결과에서 내부 콘텐츠를 우선 노출하고 외부 콘텐츠를
차별했던 포털의 정책으로 볼 때 상품 검색 또한 이와 같이 될 가능성이 크다.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는 당장은 작업 요청이 늘어나겠지만 포털이 제공하는 획일화된 쇼핑몰을
제한적으로 고치는 수준 이상의 작업은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작업 단가가 하락해
결과물의 질은 떨어지고 수익 또한 낮아질 것이다. 결제 대행업체, 서버 임대 업체들도
타격을 피할 수 없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제품 판매자와 소비자에게 이익이 된다면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존 업체와 다르지 않은 포털의 수수료 정책으로 최종 제품 가격은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검색 결과가 내부 업체 위주로 되어 가격 경쟁 또한 제한받을 가능성이
크다.
초기의 좋은 조건에 현혹되어 포털에 입점한 판매자들 또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포털의 손아귀에 들어간 업체들은 최소한의 노출 기회를 얻기 위해
수익의 많은 부분을 광고비로 지불할 것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판매자들은 자체 브랜드
쇼핑몰로 성공하는 것을 꿈꾸지만 오로지 끝없는 광고비 지출만을 요구하는 포털에
입점하는 순간 그것은 불가능해질 것이다.
포털의 오픈마켓 진출은 자회사
일감 몰아주기 성격을 띠고 있고 독과점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크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점령처럼 온라인 생태계를 위협하는 불공정 행위이다. 공정위, 방통위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김인성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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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