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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외국인이 본 코리아 "따루의 청국장 예찬"




나는 먹는 것을 진짜 좋아한다. 한국에 와서 먹어 본 많은 음식들 가운데 특별히 좋아하는 것이 있다. 바로 청국장이다. 한국 사람들은 보통 외국인들이 청국장을 싫어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특유의 냄새 때문에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한 입만 먹어보면 100퍼센트 반할 음식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5년 전 아는 오빠가 나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모래내시장의 어느 식당에 데리고 갔다. 허름한 보리밥집으로 주인 아줌마가 전주 사람이었다. 그곳에서 청국장 보리밥을 시키자 반찬이 열 가지나 나와서 감탄했다. 나는 반찬 가짓수가 많은 집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잊을 수가 없는 갈치속젓! 보리밥에 야채랑 청국장을 비빈 후 갈치속젓과 같이 먹었는데 천국에 온 줄 알았다. 그 후 종종 그 집을 찾았고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나는 집에서도 청국장을 만들어 먹고 싶은 생각에 청국장 발효기를 사서 직접 만들어 보았다. 12시간 불린 콩을 푹 삶고 뜨거운 상태에서 종균을 비벼준 후 2일 정도 38~40도 되는 온도로 맞춰 놓으면 청국장이 만들어진다.
 

처음에는 끈적끈적한 균이 안 생겨서 몇 번 실패했지만 조금씩 기술이 좋아졌다. 만든 청국장을 종이컵에 나눠 보관하면서 하루에 한 컵씩 먹고 있다. 내가 즐겨 먹는 최고건강식품 중에 하나다. 발효된 청국장은 그냥 먹기가 조금 어렵기 때문에 요구르트에 섞어 먹는데 맛이 괜찮다.

 



그런데 부작용이 하나 있다. 청국장은 장(腸)을 잘 청소하기 때문에 뱃속에서 계속되는 가스 생리 현상이 불가피하다. 방을 혼자 쓴다면 상관없지만, 누가 옆에 있으면 상당히괴로울 것이다. 하지만 청국장을 지속적으로 먹으면 장이 적응해서 방귀가 덜 나온다는 것이 나의 경험이다.
 

한국에는 발효 음식의 종류가 다양하다. 청국장뿐만 아니라 홍어, 김치, 막걸리, 간장 등이 모두 훌륭한 발효 음식들이다. 특히 된장은 한국 발효 식품의 ‘진정한 명품’이다. 맛은 물론이고 된장에 항암효과, 간 기능 강화, 고혈압 저하 등의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쥐에게 발암 물질을 투여해서 암에 걸리게 한 후 된장을 먹인 결과 된장을 먹이지 않은 쥐보다 암 조직의 무게가 약 80퍼센트나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한국의 된장도 일본 미소 된장처럼 빨리 세계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대표적인 발효 식품으로 막걸리를 빼놓을 수 없다. 막걸리는 단백질, 유산균, 아미노산 같은 영양이 풍부할 뿐 아니라 하루하루 갈수록 맛이 변해 가는 그야말로 살아 있는 발효주다.
 

종류와 재료가 다양하고 장에도 좋은 술이다. 무엇보다 막걸리는 ‘인간적인’ 술이다. 일반적으로 술은 과음하면 몸에 좋지 않다. 하지만 막걸리는 마시면 배가 불러서 술을 덜 마시게 된다. 즉 술을 덜 마시게 됨으로써 몸을 보호할 수 있다.
 

요즘 막걸리 열풍이 분다고 하지만 한국 사람들이 막걸리가 얼마나 좋은 술인지 모르는 것 같아서 외국인인 내가 슬플 정도다. 와인에만 너무 매달리지 말고 막걸리와 다른 한국의 전통주에 대해서도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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