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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자원봉사 김형준




“서울 G20 정상회의에 어떤 형식으로든 동참하고 싶었습니다.
처음 지원한 의전 지원요원 선발에서 떨어지더라도 다른 자원봉사자 선발에 지원해 아주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첫 번째 지원에서 선발됐으니 상당히 운이 좋았지요.”

서울 G20 정상회의 국별 의전연락관(DLO, Delegation Liaison Officers)을 도울 민간 의전 지원요원은 총 30명의 제1그룹 소속 민간 의전 지원요원과 27명의 제2그룹으로 나눠 선발됐다. 인터뷰에 응한 김형준(24)씨는 서울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서 제1그룹의 민간 의전 지원요원으로 선발돼 지난해 7월 26일부터 약 4개월에 걸쳐 활동했다.

의전에 관한 구체적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약 한 달간 교육을 받고 실무에 투입돼 3개월여의 기간 동안 고된 행군을 해야 했다. 특히, 행사 3~4주 전부터는 날마다 밤 12시 이후 퇴근해야 했고 오전에 행사가 있는 날에는 새벽 6시부터 나와 사전 준비를 해야했을 정도였다.

이처럼 힘든 일정 속에서 김씨는 “이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소중한 것들을 얻을 수 있었다”고 되돌아보았다. 그중 하나가 ‘사람’이다. 20대 초반의 대학생부터 50대의 고위직 공무원 등 연령대, 출신학교, 직업 등 모든 것이 제각각인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대학 시절에는 몰랐던 다양성을 배울 수 있었다.

함께 성장해 나갈 ‘동료’를 얻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그와 함께 민간 의전 지원요원으로 활동한 동료들은 영어 외에도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러시아어 등 G20 회원국 언어에 능통하며 국제회의 참가 혹은 국제기구 근무 경험이 있는 20, 30대 ‘글로벌 인재들’이었다. 이처럼 뛰어난 능력을 갖춘 동 세대 사람들과의 만남은 큰 자극이 됐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만남을 이어가 사회 속에서 서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일에 대한 성취감과 자신에 대한, 그리고 국가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다고 그는 말한다. “아직 사회에 진출하기 전인 20대 중반의 나이에 큰 무대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4개월이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저 자신에 대한, 그리고 대한민국에 대한 커다란 자부심을 갖게 됐습니다.”

김씨는 미국 텍사스주립대학에서 스포츠 매니지먼트를 전공했다. 초등학교 때 야구선수를 꿈꿨을 정도로 스포츠를 좋아해서 선택한 전공이었다. “선수는 되지 못했지만 어떤 식으로든 스포츠와 관련한 일을 하고 싶었어요. 텍사스주립대는 스포츠 매니지먼트 분야에선 미국에서 1, 2위를 다툴 정도로 권위를 가진 곳이기에 진학을 결정했지요.”




입학 당시에는 프로구단 등 민간 기업에서의 활동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그 생각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바뀌게 됐다고 한다. 외국에서 공부를 하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하던 터였는데, 비록 짧은 경험이지만 서울 G20 정상회의를 경험하고 나서는 9년간의 유학생활로 쌓은 국제적인 감각을 국가를 위해 쓰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찾은 길이 ‘스포츠 외교관’이다.

김씨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축구연맹(FIFA) 같은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는데, 이런 생각을 하던 중 G20 정상회의의 한국 개최가 결정됐다”며 “덕분에 외교관이 되어 국익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보다 구체화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민간 의전 지원요원으로 외교관 지망의 첫발을 내디딘 그는 다가오는 봄부터 새로운 경험에 도전한다.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에 진학, 국제협력학 분야를 전공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대학을 나온 뒤 다시 한국에서 대학원 진학을 결심한 이유를 그에게 묻자 “한국을 대표해 스포츠 외교를 펼치기 위해선 한국을 잘 알아야 하는데, 부끄럽게도 오랜 외국 생활로 한국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생활 경험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김씨의 성장은 ‘한국에서 보낸 유년시절-미국에서의 학창시절’을 거쳐 이뤄졌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일반인들과는 상당히 다르게 살아온 셈이다. 그런 그가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현재는 어떤 모습일까?


“외국의 지원을 받는 국가에서 다른 나라를 지원하는 국가로 발전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초의 국가가 바로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에 대해 자랑스러움을 느꼈습니다. 한국이 걸어온 길을 생각했을 때 앞으로도 개도국과 선진국 사이를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서울 G20 정상회의를 통해 느낀 자긍심은 김씨의 이런 생각에 더욱더 확신을 심어줬다.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 한국이라는 나라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보다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얼마 전에 읽은 신문기사에서 ‘10년 후면 한·중·일이 세계 경제문화의 중심이 될 것이다’라는 내용을 보고 크게 공감했습니다. ‘G20 세대’로 분류되는 우리 젊은 인재들이 앞장서서 10년 후의 강한 대한민국을 이루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지금은 미미한 역할밖에 할 수 없지만 10년, 20년 후 우리 세대가 보다 중요한 위치에 자리하게 됐을 때 경제 성장과 국력 신장 등 외적인 확장뿐 아니라 지금보다 더 많은 배려, 더 많은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성숙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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