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2009년 3월 첫 선을 보인 <위클리 공감>이 100호를 맞이하게 된 것에 대해 독자 입장에서 축하드립니다. 동시에, 문화와 경제의 상호 관련성을 연구하는 문화경제학자 입장에서도 축하를 드립니다.

지난 한 해 영국에서 안식년을 보내면서 우리 사회를 새롭게 바라볼 기회를 가졌습니다. 고요하게 전통이 숨 쉬는 영국에 비하면, 한국은 분명 힘차고 역동적인 나라였습니다. 특히 신속한 민원 처리와 서비스 정신은 세계 최고입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의 높아진 위상과 함께 유럽을 누비는 한국 제품들은 개인적인 자부심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그곳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점차 새로운 것들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우리에게 방송 앵커는 젊고 아름답다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공유되어 있지만, 영국 BBC방송에서는 외모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연령대의 앵커가 공존했습니다. 그들의 의상은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을 갖고 있었습니다.

아울러, 한국에서는 모든 사람이 바쁜 삶을 영위하게 마련이지만 영국인들의 삶은 대체로 관조적이면서도 단순했습니다. 특히 그곳에서 인상적인 것은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커뮤니티(지역) 오케스트라의 연주 실력은 프로페셔널 오케스트라의 그것과 비교하여 손색이 없었고, 한 회계전문가가 펴낸 <레이크디스트릭(Lake District) 가이드북>은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책을 볼 때마다 학문에 대한 자세를 가다듬게 됩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이끈 역동적인 시스템은 미래의 인력을 지속적으로 차용하는 시스템입니다.

기본적으로 이 시스템은 젊은 세대를 우대하는 대신 장노년층을 홀대합니다. 그러나 저출산·고령화 시대에는 이러한 시스템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보다 앞서 경제선진국이 됐으면서도 여전히 전통이 살아 숨 쉬고,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의 경계를 짓지 않는 영국의 성숙한 문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의 많은 사람은 경제가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회적 변화는 문화를 통해 이루어지게 마련입니다. 그러면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문화는 무엇일까요. 지금으로선 금전지상주의와 생존경쟁을 심화시키는 문화가 지배적입니다.

국민들의 사회적 공감대를 진정으로 불러일으키는 매체가 되기 위해 <위클리 공감>이 서야 할 자리는 바로 이 지점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발전을 이룩한 우리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도 경제적 가치가 최고가 아니라는 것을 자각할 수 있도록 우리 국민에게 꾸준한 문화적 자극을 주는 것입니다. 동시에 더불어 살아가는 협동의 문화를 창출하도록 정책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위클리 공감>의 역할입니다. 다만 그 역할이 분명하되 압도적이지 않은 것이어야 합니다. 정부는 어디까지나 충실한 지원자 역할에 머물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