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역사 이래로 기성세대는 ‘신세대 걱정’을 의무로 삼았다. 현재를 살아가는 기성세대 역시 신세대에 대한 염려로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신세대에게 충고나 대안 제시를 해보고 싶어도 여의치 않다는 의견들이 많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느낀 것은 신세대에게 한 수 가르치기에 앞서 그들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다. 내가 다 지나쳐온 길이고, 내가 살아보니 이렇더라고 말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빨리 바뀌고 있다. 습득하기 힘든 기기와 다양한 커뮤니티로 무장한 신세대들과 소통하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강의실 풍경부터 달라졌다. 10여 년 전 뒤늦게 대학원에 들어갔을 때만 해도 수업시간에 노트북을 사용하는 일은 드물었다. 이젠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노트북을 켜놓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수업자료를 프린트하지 않고 모니터에서 직접 보기 위해서이다. 강의를 하는 내 입장에서는 학생들의 눈짓이나 표정을 봐야 강의가 잘 전달되는지 가늠할 수 있는데, 눈을 내리깔고 모니터를 보고 있으면 여간 답답한 게 아니다.
시선이 서로 어긋나는 정도에서 끝나지 않는다. 불과 몇 년 전의 떠들썩했던 사건, 누구나 알 만한 유명인사도 잘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은 몇 년 전까지 중고등학생이었으니 어른들의 세계에까지 관심을 기울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지난 학기 강의시간에 단편소설을 분석하는데 소설 속에 ‘철새는 날아가고’라는 팝송이 등장했다. 세상에나, 이 노래를 아는 학생이 한 명도 없었다. “어떻게 이렇게 유명한 노래를 모르나”며 답답해하는데 누군가의 컴퓨터에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그러자 몇몇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처럼 요즘 학생들은 잘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수업시간에 즉각 검색을 해서 의문점을 해결한다. 낯선 이름은 곧바로 포털에 입력하고, 인물정보가 모니터에 떠야 유명인으로 인정한다. 또한 지금 TV나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사건과 사람들에게 지대한 관심이 있다.
그들이 기성세대와 확연히 다른 점은 글로벌 사고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관심 있는 분야나 국가에 대해 전문가 이상의 지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의 단편소설 소재도 20여 년 전 우리 세대가 대학 다닐 때와 확연하게 다르다. 1980년대 정치상황 속에서 거대 담론을 주로 선택했던 우리 세대와 달리 요즘 학생들은 개인적인 문제를 주로 다룬다. 또한 치밀한 묘사보다는 스토리라인이 강한 작품을 선호하는 편이다.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최강 내러티브’를 발표하라고 했더니 반 정도 되는 학생들이 일본만화와 일본드라마를 선택했다. 의미를 강조한 것보다는 아기자기하고 편안한 작품을 좋아한다는 의미이다.
발전이 빠른 만큼 세대 간의 격차도 큰 게 우리 사회의 특징이다.
순식간에 관심사와 선호도가 달라지는 세상이다. 자유분방한 신세대를 보는 기성세대의 노파심이 커지고 있다. 그들에게 충고든 대안
제시든 하려면 일단 신세대의 현주소를 아는 게 중요하다. 소통하지 않고 내 경험을 우겨넣는 것으로는 이어폰으로 소리를 차단하고 사는 젊은 세대의 귀를 뚫기 힘들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글·이근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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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