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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서민금융은 희망의 빛

 

최근 정부는 서민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7월부터는 ‘햇살론’이 서민금융기관을 통해 지원되기 시작했다. 햇살론의 보증은 지역신용보증재단이 담당하고, 보증 재원은 서민금융기관과 정부가 절반씩 공동 출연해 마련된다. 보증 비율은 대출금액의 80~85퍼센트 수준이고, 자금 용도는 생계자금, 창업자금, 사업운영자금 등으로 한정돼 있다.

햇살론의 도입 배경 가운데 하나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확대된 가계대출이 상대적으로 고소득층에 집중된 데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가계 부채 중 소득 수준 상위 20퍼센트 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34퍼센트(2000년)에서 40퍼센트(2006년)로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중하위 계층의 부채 비중은 줄어들었다. 또한 가계부채 용도를 조사해본 결과 고소득층일수록 부동산 구입에 더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소득층이 차입을 통해 부동산을 증식해왔음을 시사한다.

고소득층에 대한 이러한 대출 집중 현상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시장 진출과 서민금융기관의 부진에서 기인한다. 시중은행들은 외환위기 이후 우량고객에 대한 가계대출을 대폭 확대했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자금 수요가 둔화되고 은행 경영이 수익성과 안정성 위주로 전환됨에 따라 은행의 우량고객에 대한 가계대출이 확대된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신협, 저축은행 등 서민금융기관은 위기 이후 파산, 인가취소 등 혹독한 구조조정을 경험하고 시중은행과의 경쟁도 격화되면서 가계대출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상실하게 됐다.
 

서민금융기관은 급격한 환경 변화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으나 지역 연고, 반복 거래 등을 통해 신용정보를 저렴한 비용으로 축적함으로써 서민금융 분야에서 여전히 비교 우위를 가지고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서민금융기관의 강점인 고객에의 높은 접근성, 공동체적 연대감, 소비자금융 전문성 등을 적극 활용할 경우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중요한 서비스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햇살론은 바로 이러한 서민금융기관의 강점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신용보증을 통해 담보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에게 신용의 접근성을 높여줌으로써 경제활동의 기회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운용 과정에서 지나치게 공공성이 강조될 경우 서민금융시장의 자생적 발전이 어려우므로 시장 친화적 제도로 운용될 수 있도록 햇살론의 성과를 면밀하게 점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신용보증은 서민금융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는 수단이 아니라는 점에서 최선책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서민금융기관의 건전한 지배구조 유지, 고유 대출상품 확보, 위험관리체계의 선진화, 서민금융기관 특성에 적합한 감독 등을 강구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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