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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윤덕용 민군 합동조사단 공동단장

천안함 침몰 ‘결정적 증거’ 사실 왜곡하지 말아야

 

천안함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우리 조사단은 북한제 어뢰의 프로펠러 등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통해 천안함이 북한 어뢰에 의한 수중폭발로 침몰했음을 확인했다. 조사에 참여한 민과 군, 그리고 외국 전문가들 모두가 이런 사실에 동의했다.
 

천안함 침몰 원인 조사에 참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나는 주저하지 않고 수락했다. 국가를 위한 일에 참여하는 것은 비록 어렵지만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조국을 위해 임무를 다하다 유명을 달리한 젊은이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사실을 밝혀야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천안함 침몰 원인의 규명은 그 논리나 접근방법 면에서 매우 익숙한 일이었다. 즉 상상력과 창의력을 통해 여러 가정을 세우고, 객관적인 증거를 근거로 이를 하나하나씩 배제하거나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다. 진실은 분명히 있다고 믿었고, 그 진실을 찾아가는 데서 나의 무의식적인 선입견이라도 개입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동안 과학 분야에서 연구를 하며 깨달은 것은, 객관적 사실과 진실조차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에게도 일부 그런 경향이 있는데, 이는 의도적인 반대라기보다는 자신의 이론만이 옳다는 믿음 때문이다.

다행히도 천안함 조사에서는 결정적인 증거를 찾을 수 있었다. 조사단이 밝혀낸 객관적 사실과 결정적 증거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정치적 이해나 다른 이유 때문에 과학적 사실조차 인정하지 못한다면 이는 옳은 일이 아니며 성숙한 자세가 아니다. 과학적 진실 앞에서 겸허해야 하며, 이런 움직일 수 없는 사실 앞에선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천안함 침몰은 참으로 비극적인 사건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는 이 비극을 딛고 우리 사회가 과학과 논리적인 접근을 이해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많은 지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모른다는 것을 알면 문제가 없지만,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른다면 그것은 매우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 호주, 영국, 스웨덴의 전문가들과 함께 조사활동을 했다. 우리 민군 조사단원들과 함께 전 세계에서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인 것이다. 그들은 사고 조사의 경험도 많았고 매우 합리적이며 논리적이었다. 그렇지만 그들도 우리가 쌍끌이 어선으로 어뢰 파편과 부품을 찾아낸 데 대해선 크게 놀라워했다. 실제 이런 사고가 났을 때 해저에서 공격무기를 찾아낸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끈질긴 노력으로 객관적 증거를 찾아냈으며, 진실은 은폐될 수 없음을 확인해냈다.

조사단장으로서, 진실을 밝히겠다는 일념 하나로 매진해준 국내외 조사단원들의 헌신과 열정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윤덕용 KAIST 명예교수, 천안함 사태 민군 합동조사단 공동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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