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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091102호

광장·놀이터·마을회관·시장… 늘 다니는 공간을 배려하자

 

얼마 전 서울 광화문광장이 개장한 지 50일 만에 3백만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고 해 세간의 화제가 됐다. 답답한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 광장을 만들고 여러 가지 행사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니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나 역시 이 근처를 지날 때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넓은 꽃밭과 근사한 조각들, 시원한 물줄기가 좋아 보인다. 하지만 나는 한 번도 차에서 내려 광장을 둘러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게으른 탓도 있겠지만 바쁜 하루를 쫓기듯 지내다 보면 일부러 시간을 내어 광장을 찾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광화문광장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온 사람들인 것을 보면 이들은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찾아온 방문객들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나에게 잘 가꾸어진 광화문광장은 그저 멀리서 바라만 보는 그림일 뿐이다. 오히려 광화문의 넓은 꽃밭보다 매일 아침 만나는 버스 정류장의 작은 화분이 내게는 더 소중하고 정류장 한편에 설치된 버스 도착시간을 알려주는 모니터의 화면에서 작은 여유를 찾을 수 있다. 버스에서 내려 사무실까지 걸어가는 동안 만나는 잘 다듬어진 보도는 발걸음을 가볍게 하여 상쾌한 하루를 시작하게 해주는 활력소가 된다.

이렇듯 우리 일상의 생활공간에서 만나는 디자인의 배려가 바로 생활친화형 공공디자인이다. 생활친화형 공공디자인은 어린이 놀이터에서부터 통학로, 마을회관, 시장, 쌈지공원에 이르기까지 우리 일상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공간을 대상으로 한다. 그래서 시간을 따로 내어 찾아가야만 만날 수 있는 이른바 ‘문화공간’의 공공디자인에 비해 자연스럽고, 직접적으로 우리의 감성에 영향을 끼쳐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생활친화형 공공디자인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환경친화적이라는 데 있다. 생활친화형 공공디자인은 절수, 절전, 폐품 재활용, 자투리 공간 활용하기, 자전거 타기 등과 같이 환경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에 기초를 두고 있다. 또한 직접적으로 사용자에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직접 사용자인 주민들의 참여도가 높으며 디자인 과정을 통해 주민들 간 소통을 촉진하기도 한다.

 

공공디자인의 가치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만족도에 있다. 따라서 국가나 도시의 상징성을 고려한 의식적 공간의 공공디자인과 더불어 우리의 감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생활공간에 대한 디자인의 배려, 즉 생활친화형 공공디자인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이고 섬세한 배려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선언이나 구호에 그치는 디자인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공공디자인을 통해 우리 삶이 더욱 윤택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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