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한국에 온 지 31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지 23년인 나는 우리나라 다문화가정의 1세대라고 할 수 있다. 귀화한 1986년에 나는 대한민국 역사상 3백25번째 귀화인이었고, 독일남자로는 첫 번째였다.
나처럼 한국에 와서 한국인으로 사는 많은 귀화 한국인이 있다. 2007년 5월 현재 외국인 주민은 72만2천6백86명으로 주민등록 인구의 1.5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06년보다 35퍼센트 증가한 수치다. 국내 외국인 불법체류자까지 포함하면 이미 대한민국은 외국인이 1백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2006년과 비교해 외국인 주민이 큰 폭으로 증가한 요인은 지방자치단체의 국제결혼 비용 지원 등으로 국제결혼 이주자 및 자녀가 46.1퍼센트, 국적 취득자가 36.8퍼센트 증가한 때문이라고 한다. 국제결혼 이주자의 경우 여성이 86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통계로 볼 때 대한민국은 단일민족이라는 과거의 통념을 깨고 이미 외국인 1백만명의 다민족사회로 진입한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다민족사회에서는 국내 외국인들이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지원이 중요하다. 다문화주의가 가장 잘 발달한 캐나다는 전체 인구의 1.5퍼센트 가량인 47만여 명이 캐나다 원주민이고, 나머지는 이민자로 구성돼 있다.
지금도 거의 매년 약 20만명의 이민자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해 세계 각국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가고 있다. 캐나다가 ‘인종의 모자이크’라고 불리는 것도 이민자들이 캐나다 문화를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캐나다 정부는 각국에서 밀려드는 많은 이민자 문화를 하나로 통합하기보다는 각 문화 고유의 특징을 인정하고 계승 발전시켜 캐나다 문화의 한 부분으로 만들기 위해 1971년 세계 최초로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를 캐나다의 국시로 정한다는 취지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부터 농촌 총각들의 국제결혼 붐이 일었다. 필리핀과 베트남으로 대표되는 동남아시아계 여성들과 결혼한 농촌 총각들이 이루고 있는 다문화가정을 찾는 것은 이제 어려운 일이 아니다. 농어촌 총각들과 국제결혼해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결혼이민자가 9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이야말로 한국사회의 새로운 문화를 창조적으로 이끌 또 다른 문화의 주체자다.
우리는 문화적 다양성을 인식하기 위해 다른 문화 간 의사소통을 위한 지식, 태도, 기술을 종합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몇 년 전 미국의 한국계 미식축구 스타 하인즈 워드의 방문으로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하지만 인기 스타를 의식한 반짝 지원이 아니라 그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지방선거는 물론 궁극적으로 총선과 대통령선거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참정권을 확대해야 한다. 주민등록상의 국적을 초월해 영주권 취득 후 최소 5년 이상 경과한 국내 결혼이민자들에게도 대한민국의 국회의원과 대통령을 뽑는 투표권을 주는 것이야말로 다민족, 다문화를 이해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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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