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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올해도 한가위가 찾아왔습니다. 한가위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김없이’ 찾아왔지만 시간을 초월해 ‘변함없이’ 도래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명절이 명절같지 않다”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한가위는 농업사회의 것입니다. 배고픔 속에 무사히 한해 농사를 마친 뒤 짧으나마 풍요로움을 누리는 잔치입니다. 산업화시대에도 한가위는 변함없이 푸근하고 풍요로웠습니다. 도회지 공장으로 돈 벌러 나갔던 처녀, 총각들은 한껏 멋을 부린 채 선물꾸러미를 들고 고향을 찾습니다. 푸근한 고향에서 한데 모여 얘기꽃을 피웁니다. 먹을 것 없던 아이들은 계절이 안겨주는 과일, 떡 뿐만 아니라 형님, 누나, 삼촌이 가져다주는 과자로 한껏 배를 불립니다. 탈산업화시대를 맞은 현재, 한가위 풍경은 분명 변했습니다. 아이 울음 끊긴 고향은 더 이상 풍요로운 어머니 젖가슴이 아닙니다. 정부가 농어촌을 살리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지만 다시 유선(乳腺)이 흐르자면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고향이 아니라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아내와 자녀들을 이국에 둔 채 혼자 국내에 남아 자장면을 시켜먹는 기러기 가장도 있습니다. 고향을 찾아도 예전처럼 마을동네 친지들과 시끌벅적한 잔치를 열기 보다는 혼잡을 피해 귀경을 서두르게 됩니다. 늘 배를 불려 비만을 걱정하는 현대인에게는 한가위가 특별히 풍요로울 리 없습니다. 옛날보다 배부르고, 가진 것 많아졌지만 오랜만에 고향에서 만난 사람들은 결핍을 호소하고 성토합니다.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죄어오는 이 상실감은 무엇인가요.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절대결핍과 외로움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 혼자 사는 노인들, 장애인, 소년소녀 가장…. 그리고 이들을 돌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스스로 사재를 털고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이 있고, 정부의 지원으로 이웃돌보기가 직업이 된 사람도 있습니다. 어느 것이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고향이 말라버리고, 가족이 해체되려는 현대사회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웃과 그 확장인 사회공동체는 탈산업화시대에서 또 하나의 고향이 되고 있습니다. 이웃·공동체와 교감하고 연대하는 것은 또 하나의 ‘고향찾기’인 셈이죠. 코리아플러스 독자 여러분, ‘고향’ 잘 다녀오십시오. [RIGHT]박성휴 전문위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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