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K9에 바퀴 달고 미국 시장 문턱 넘다… 미 육군이 선택한 ‘K9MH’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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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을 대표하는 K9 자주포가 이번에는 ‘바퀴’를 달고 미국 시장의 문턱을 넘었다. K9으로 세계 자주포 시장을 개척해 온 한화가 K9의 강력한 화력과 자동화 기술을 차륜형 플랫폼에 결합한 ‘K9MH’를 앞세워 미 육군의 포병 전력 현대화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K9MH는 8월 18일 한화디펜스USA가 미 육군과 체결한 ‘기동 전술포(Mobile Tactical Cannon·MTC)’ 시제품 개발 계약의 대상 기종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한화디펜스USA는 우선 시제품 6문을 공급하고 추가로 12문을 공급할 수 있는 옵션도 확보했다. 옵션을 포함한 전체 계약 규모는 최대 2억 6290만 달러(약 3600억 원)에 이른다.
미국 현지 생산 기반도 갖추고 있다. 한화디펜스USA는 4월 앨라배마주 오펠리카의 유휴 공장을 3년간 임차해 K9 계열의 통합·시험시설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K9MH 시제품 역시 이곳에서 조립·납품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생산과 공급망의 현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시제품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향후 본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 때문이다. 미 육군은 시제품 6문을 실제 운용 환경에서 시험하면서 성능과 신뢰성, 운용·지원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예정이다. 시험과 검증은 최대 48개월 동안 진행된다. 평가를 통과할 경우 K9MH가 향후 미 육군의 최대 498문(약 10조 원 규모) 차륜형 포병 전력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열린다.
미 육군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바퀴 달린 자주포’가 아니다. 넓은 작전지역을 빠르게 이동하면서 필요한 곳에 화력을 쏟아붓고 사격 직후 신속하게 진지를 벗어날 수 있는 기동 화력이다. 차륜형 자주포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험지는 ‘궤도형’ 도로는 ‘차륜형’
차륜형 자주포의 가장 큰 장점은 도로 기동성이다. 궤도형 자주포인 K9은 진흙과 모래 등 험지에서도 높은 접지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기동할 수 있다. 전차 등 기계화부대와 함께 야지를 이동하며 화력을 지원하는 데 적합하다. 반면 차륜형 자주포는 일반 도로에서 장거리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동하는 데 유리하다. 궤도형 차량에 비해 도로 주행과 장거리 이동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K9MH는 8륜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최고 시속 100㎞로 약 700~800㎞ 이상 이동할 수 있다. 광범위한 작전지역에서 화력 지원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미 육군 입장에서는 이 같은 도로 기동성이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화력은 K9 계열의 강점을 이어받았다. K9MH는 K9A2(K9 자주포 2단계 성능개량형)의 무인 포탑과 자동 장전 장치가 적용됐다. 승무원도 K9A1 기준 5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인력 부담을 낮추면서 사격과 장전 과정의 자동화를 높인 것이다.
사격 속도 역시 차륜형 자주포의 생존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 K9MH는 공개 시연에서 59초 동안 9발을 발사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우크라이나의 군사·방산 전문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K9MH가 동일한 8륜형 구동 방식을 갖춘 독일의 RCH155보다 빠른 재장전 속도를 갖출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쏘고 바로 빠진다… 50초 내 대응사격 가능
차륜형 자주포의 또 다른 강점은 신속한 사격과 진지 이탈이다. K9MH는 표적 정보를 받은 뒤 정지 상태에서는 20초 이내, 기동 중에는 50초 이내에 사격할 수 있는 것으로 공개됐다. 최대 발사 속도는 분당 8~9발이다.
포병 전력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멀리 쏘느냐만이 아니라 적에게 위치가 노출된 뒤 얼마나 빨리 다음 위치로 이동할 수 있느냐다. 적의 반격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생존을 좌우한다. K9MH는 사격 후 신속한 진지 이탈 능력을 내세우고 있다.
차륜형이기 때문에 사격 안정성도 중요하다. K9MH는 유압식 지지대와 반동 제어 기술을 활용해 차체를 안정적으로 고정하고 사격할 수 있다. 포신은 기본 155㎜ 52구경장을 사용한다. 향후 58구경장 포신과 사거리 연장용 신형 탄약·장약 등을 적용할 경우 장거리 타격 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군에도 도입할까?
우리 군의 도입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우리 군이 K9MH를 도입할 단계는 아니다. 넓은 작전지역을 기동하며 화력을 전개해야 하는 미군과 달리 우리 군은 상대적으로 좁은 국토에서 운용하는 만큼 기존 K9 계열의 성능 개량을 통해 전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에서 장거리 도로 기동성, 신속한 사격과 진지 이탈 능력 등이 실제 운용을 통해 검증되고 성과가 확인된다면 우리 군 역시 기존 궤도형 K9과 별도로 차륜형 자주포가 필요한 임무와 지역이 있는지를 검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백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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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