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대박 식당 사장님의 비결도 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요? 하루 매출만 1000만 원이 넘는 냉면집의 이면에는 수년간 밤잠 설쳐가며 연구한 육수 비법, 최적의 식감을 결정짓는 0.1℃의 온도 차이, 그리고 손님을 다시 오게 만드는 세심한 서비스 노하우 등이 숨어 있습니다. 이 모든 노력과 정성이 집약돼 연매출 수십억 원의 가치를 지닌 하나의 ‘성(城)’을 쌓아올린 것이죠.
‘영업비밀’의 세 가지 열쇠
그런데 만약 이 모든 비법을 어깨너머로 배운 직원이 퇴사 후 단 3개월 만에 똑같은 메뉴와 방식으로 가게를 차렸다면 어떨까요? 이는 단순히 상도의에 어긋나는 무임승차 복제에 머물지 않습니다. 법이 엄격히 금지하는 ‘영업비밀 침해’이자 소중한 자산을 앗아가는 명백한 권리침해입니다.
최근 있었던 돈카츠(돈가스) 전문점의 승소 판례를 통해 법이 어떻게 여러분의 소중한 ‘돈’과 ‘노력’을 지켜내는지 알려드립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비법’이 법적 보호를 받는 영업비밀이 되기 위해서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이 정한 세 가지 문턱을 넘어야 합니다.
첫째는 비밀성(非公知性·비공지성)입니다. 불특정다수에게 알려져 있지 않아 보유자를 통하지 않고는 정보를 얻을 수 없어야 합니다. 둘째는 경제적 가치입니다. 해당 정보가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는 비밀관리성입니다. 보유자가 상당한 노력을 통해 해당 정보를 비밀로 유지·관리하고 있어야 합니다.
레시피를 넘어 ‘종합적 이미지’도 법적 자산이다
많은 분이 “정확한 레시피 배합 비율이 유출된 게 아니면 어쩔 수 없지 않나요?”라고 묻습니다. 하지만 최근 제가 진행한 사건(서울동부지방법원 2025카합10142)에서 법원은 매우 의미 있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법원은 단순히 개별 레시피 도용 여부만 본 것이 아니라 다음의 요소들이 결합해 형성된 ‘종합적인 이미지’ 자체가 보호받아야 할 경제적 성과임을 명시했습니다.
독창적 조리 시스템: 특정 제품의 워머와 탐침온도계를 사용해 최적의 온도와 익힘 정도를 구현하는 기술적 노하우.
차별화된 풍미: 식용유와 라드유, 잡내 제거용 향신료를 특정 비율로 혼합해 사용하는 방식.
치밀한 메뉴 및 서비스 구성: 주메뉴 6종의 구성부터 곁들임 음식(키리모찌 등), 심지어 후식 사탕의 브랜드까지 일치시킨 구성 및 고객 응대 매뉴얼.
법원은 이러한 요소들이 권리자의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물이며 이를 무단 사용하는 것은 공정한 상거래 관행에 반하는 부정경쟁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법은 침해 사실이 인정될 경우 매우 단호한 조치를 내립니다. 과거 추어탕 레시피 도용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징역 1년 2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던 것처럼 침해 정도에 따라 형사처벌이 내려진 판례가 있습니다.
민사적으로는 위 돈카츠 매장 사건처럼 영업금지 가처분을 통해 모방 영업을 즉각 중단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법원은 이번 결정에서 채무자에게 모방행위를 중단할 것을 명령하며 이를 어길 시 위반일수 1일당 150만 원을 지급하라는 간접강제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는 법이 단순히 ‘하지 마라’는 권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재산을 실질적으로 지켜주는 강력한 ‘힘’이 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법(法)의 어원을 살펴보면 ‘물(水)이 가는(去)’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물이 순리대로 흘러야 하듯 누군가의 피와 땀으로 일궈낸 노하우가 정당한 주인에게 수익으로 돌아가는 것이 법의 이치입니다.
장영화
기업의 시작과 성장을 돕는 스타트업 전문 변호사이자 창업 15년 차 기업가.
장변의 돈이 되는 Tip
내 비법을 ‘법적 보호막’ 안에 두는 법
최근 K-푸드 열풍으로 유명 식음료(F&B) 브랜드들이 수천억 원의 가치로 매각되는 만큼 내 노하우를 지키는 것이 곧 내 자산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첫 번째는 철저한 직원 관리와 서약서를 받아놓는 것입니다. 채용 및 퇴직 시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준수하고 회사의 영업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비밀유지 서약서를 반드시 작성하십시오. 이번 판결에서도 근로계약서와 퇴직 시 작성한 비밀유지 서약서가 결정적인 증거가 됐습니다.
다음은 ‘정보의 등급화와 비밀 표시’입니다. 핵심 레시피는 단계별로 나눠 관리하고 중요 자료에 ‘기밀’ 표시를 해 비밀로 관리되고 있음을 외부에 공표하십시오. 마지막으로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입니다. 모방 영업은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집니다. 징조가 보인다면 즉시 전문가와 상의해 가처분 등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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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