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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했던 시절 아련한 추억과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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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기에 동생을 업은 큰딸, 윗집 기름장수, 절구질하는 여인, 길가의 행상, 엄마의 치마꼬리를 붙들고 집에 가는 아이, 폐허처럼 앙상한 나목….’ 희뿌옇게 번진 듯한 유화들은 아련한 추억과 짙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우리나라 근대미술의 대표 작가 박수근(1914~1965)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가 열렸다. 유화 90점, 수채화와 드로잉 30점 등 총 120여 점을 선보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기획전이다.

박수근의 작품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가장 한국적이고 서민적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노상>, <시장사람들>, <우물가(집)>나 <아기 업은 소녀> 등에서는 우리 민족 특유의 소박하고 짙은 정서가 묻어난다. 초등학교만 졸업해 혼자 공부한 미술, 미군부대 PX에서 초상화를 그려주며 생계를 이어갔던 그의 일생이 작품들과 닮아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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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은 그림값이 가장 비싼 작가다. 전시된 작품가만 총 1천억원이 넘는다. 그런 탓에 위작이 가장 많은 작가로 여러 차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대표작 <빨래터>가 2005년과 2008년 위작논란에 휩싸인 것이 손꼽힐 만한 예이다. 나중에야 감정을 통해 진품으로 확인됐다. 2007년 5월 45억2천만원에 낙찰돼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7년이 지난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전시작 대부분은 개인 소장품이라 3월 16일 전시가 끝나면 다시 보기 어렵다. 이번 전시는 한 시대의 기록으로서도 훌륭한 가치를 지녀 한국 미술의 위상을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글·박지현 기자 / 사진·가나아트갤러리 2014.02.17

기간 3월 16일까지
장소 서울 종로 가나인사아트센터
문의 ☎ 02-736-1020
입장료 대인 1만원, 소인 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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