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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지뢰 도발 사건 때 전역 연기한 김평원 씨

"지금 생각해봐도 별로 대단한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저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지난 8월,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에 휩싸였다. 북한 목함 지뢰 도발 사건으로 한국의 두 장병이 다리를 잃었다. 이후 시작된 남북 위기 상황은 며칠 사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백마부대에서 복무 중이던 김평원(23) 씨는 8월 25일 전역 예정이었다. 단 하룻밤만 지나면 고된 군복무를 마치고 그리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로 돼 있던 24일 북한의 포격 도발이 일어났다.

김 씨는 즉각 전역을 연기했다. 민감한 남북 위기 상황, 목숨을 담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역을 미루는 쉽지 않은 결정을 했음에도 그는 당연한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전역 전 김평원씨

▶ 김평원 씨가 전역을 함께 연기한 동기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은 입대 동기인 이세존 씨, 오른쪽이 김평원 씨.

 

약 석 달 만에 만난 김 씨는 변함이 없었다. 그는 이제 20대 초반의 평범한 모습으로 중학교 때 친구들과 함께 인천 송도의 건축 현장에서 일을 하며 새로운 경험을 쌓고 있었다.

전역 연기 장병으로 올 한 해를 보내면서 그전과 달라진 점이 있냐고 물으니 "똑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또래 친구들은 오히려 무덤덤하게 저를 대하는데, 어르신들은 제가 전역을 연기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쉽지 않은 결정인데 대단하다며 다시 한 번 보신다"고 말했다.

전역 이후 김 씨에겐 새로운 책임감이 생겼다. 군 복무를 한 백마부대에서 부대를 소개하는 글에 그를 실을 정도로 부대 내에서는 유명 인사가 됐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김 씨는 후배들이 군 생활을 즐겁게 잘할 수 있도록 힘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군 생활을 걱정하는 후배들에게 "군대는 나 자신을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면서, 우리 가족을 내 손으로 지킬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군에 있는 시간에 감사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평원

 

김 씨는 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내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 공부를 다시 시작한다. 그는 "뒤늦게 시작해 쉽진 않겠지만 꼭 꿈을 이뤄서 방황하는 아이들을 바른 길로 안내해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씨는 전역을 앞둔 상태에서 북한 도발이 일어난 당시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거창하게 이야기할 것도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저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제 손으로 지키고 싶었을 뿐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그런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 박샛별 (위클리 공감 기자) 201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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