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스펙보다 ‘나만의 플랫폼’ 구축한 6인

황승주 후지테크 코리아 직원(한국승강기대학교 관리 전공)
“승강기 전문가로 하늘 사다리가 될 거예요”

황승주

ⓒC영상미디어

2014년 경남 거창에 있는 한국승강기대학교에 특별한 사연이 있는 학생이 입학한다. 태어날 때부터 류머티즘을 앓고 있던 황승주 씨(23)였다.

“선천적으로 관절이 좋지 않았어요. 바깥에서 전혀 활동을 못할 정도였죠. 10대 시절을 떠올리면 아팠던 기억밖에 없어요. 류머티즘뿐 아니라 몸살과 고열에 시달리다 보니 학교를 제대로 못 갔어요.”

사실상 격리된 생활을 하던 그가 대학에 입학한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다. 부모님의 지인을 통해 국내 유일의 승강기대학을 알게 됐고 최종 합격한 것이다. 그러나 황씨의 몸 상태를 걱정한 부모님은 매일같이 반대를 했다.

황씨는 그런 부모님의 걱정을 떨쳐드리고 싶어 더 열심히 학교에 나갔다. 자신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필요한 승강기를 직접 공부한다는 데 큰 매력도 느꼈다.

학교생활을 이야기하자 황씨의 목소리는 한 톤 올라갔다.

“방학 때 대구로 실습을 나간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승강기를 설치하는 일을 했는데 체력의 한계를 많이 느꼈어요. 일을 하다 보니 발목에 자꾸 무리가 가더군요. 그때 체력관리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승강기 관리 분야를 전공한 황씨. 전공과목에 대한 설명도 전문가급이다.

“크게 두 가지 분야를 배웁니다. 승강기의 신뢰성을 인증하는 안전관리 코스와 승강기를 유지하고 보수하는 시스템매니지먼트 코스죠. 승강기 관련 법률을 공부할 때는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 싶었는데, 현장에서 일하다 보니 꼭 숙지해야 할 내용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승주 씨는 재학 시절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담당 교수님도 많은 도움을 주셨지만, 특히 기숙사 사감 선생님과 취업센터장님께서 신경을 많이 써주셨어요. 자존감과 용기를 가질 수 있는 말도 많이 해주셨고요. 그분들이 안 계셨다면 제가 취업할 수도, 일생생활을 할 수도 없었을 겁니다.”

황씨는 고마운 분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다. 운동을 시작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일상생활을 제대로 유지하려면 운동이 필수였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몸이 건강해야 공부든 일이든 할 수 있으니까요. 매일 1시간씩 공원에서 달리기를 하거나 헬스장에서 근력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키웠습니다.”

자격증까지 취득한 그는 학교를 졸업한 그해 2015년 10월, 일본계 기업인 후지테크코리아에 입사했다.

“앞으로 승강기 검사 업무를 해보고 싶어요. 오랫동안 누워만 있던 제가 이만큼 해냈는데 어떤 일이든 못할 이유가 전혀 없지요. 승강기 전문가로 여러분의 ‘하늘 사다리’가 되어드릴게요.”

 

오서로 애니메이션 감독(청강문화산업대학교 애니메이션스쿨)
“힘 빼고 만든 작품 하나로 영화제 상 휩쓸었어요”

오서로 애니메이션 감독

ⓒC영상미디어

하기 싫은 일은 손도 대지 않았던 아이. 어린 시절 일본에서 줄곧 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국내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않고 공부도 안 하고, 오로지 좋아하는 그림만 그리며 위안을 받았다. 영화 ‘스타워즈’ DVD에 나오는 제작과정에서 ‘콘셉트 아티스트’라는 직업을 알게 된 후, 장차 콘셉트 아티스트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세계 유수의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상을 휩쓴 오서로(28) 감독 얘기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니 어머니께서 태블릿을 사주셨어요. 그걸 가지고 처음 작업해봤죠. 일러스트로 작업을 하면서 내 그림이 제대로 움직이도록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애니메이션스쿨에 진학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를 선택한 이유는 별도로 있다. 2D와 3D는 물론 그가 원래 관심 있었던 콘셉트 아트와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커리큘럼이 마음에 들어서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냐 물으면 주저 없이 대학생 때라고 답합니다. 저와 비슷한 길을 걸으면서 공통된 관심사를 갖는 친구들을 처음 만났어요. 혼자 외롭게 그림을 그리다 말이 통하는 친구들을 만났으니 얼마나 신났겠어요. 거기다 하고 싶었던 일도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죠.” 

학교생활을 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일을 물으니 주저 없이 졸업작품 상영회 때라고 말했다.

“졸업작품인 ‘아티스트-110’을 준비하는 내내, 게임으로 치면 레벨업을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제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도 하고, 졸업작품 준비위원장도 해봤어요. 무엇보다 제가 만든 애니메이션을 여러 사람 앞에 공개했을 때 느꼈던 긴장감은 지금도 생생해요.”

‘아티스트-110’을 준비하면서 너무 힘을 줘서일까. 졸업작품 상영회가 끝난 후에는 힘을 뺀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좀 더 가볍고 즐길 수 있는 내용을 기획했다. 여러 영화제에서 상을 휩쓴 ‘애프터눈 클래스(Afternoon Class)’는 그렇게 탄생했다. 수업시간에 졸지 않으려고 애쓰던 경험을 살려 만든 이 4분 남짓한 애니메이션은 프랑스 안시 영화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영화제, 독일 슈투트가르트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었다.

“영광스럽고 감사한 순간이었죠.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것도 물론 기뻤지만, 그에 못지않게 기억에 남는 일이 있어요. 커다란 스크린에서 제가 만든 애니메이션을 보고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데 가슴이 너무 벅차 터지는 것 같았어요.”

유명한 영화제의 상을 휩쓸 만한 애니메이션을 어떻게 만들었냐고 묻자 “재미있는 일을 했기 때문”이라는 즉답이 나왔다.

“일이 재미있어야 뭐든 시작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니 기대하지 않았던 일들이 일어났죠. 에디슨은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고 했는데, 제 생각에는 에디슨도 재밌으니까 어떤 일이든 열심히 노력했을 거라고 봐요. 필라멘트를 만들려고 온갖 재료를 다 써봤다고 하잖아요. 필라멘트를 만드는 일이 재미없었으면 그렇게까지 했을까요?”

지난해 ‘애프터눈 클래스’로 바쁜 한 해를 보낸 그에게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냐고 물었다.

“제가 겪어보니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요. 항상 새로운 일이 생겨나죠. 무엇을 할지 계획을 세우는 일은 의미가 없다고 봐요. 앞으로의 1년만 생각하려고요. 새로운 단편 애니메이션을 준비하며 학교에서 후배들의 졸업작품을 봐줄 생각입니다. 해외 유학도 가보고 싶어요. 하고 싶은 일은 굉장히 많죠. 혹시 알아요? 어느 날 제가 애니메이션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고 있을지.”


장가현 | 위클리 공감 기자

 

이시후 강원랜드 딜러(서라벌대학교 카지노과)
“카지노업계의 통통 튀는 이정표가 되고 싶어요”

이시후

ⓒC영상미디어

밤이 되면 빛나는 카지노. 일찍부터 카지노로 방향을 틀어 전공을 정한 이시후 씨(25)는 올해 1월 강원랜드 신입사원 딜러직군으로 입사했다. 꿈을 일찍 정했기에 누구보다 먼저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이씨는 경북 경주 소재 서라벌대학교 카지노과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 중 경주 아동센터, 고향인 원주 장애인복지센터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서비스업의 기본 소양을 길렀다. 카지노과를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운명이라고 할까요. 그냥 끌렸어요. 카지노 딜러라는 직업이 미래의 유망직종이라는 책을 보고 호기심도 생겼죠.”

고교 때 일찌감치 진로를 정한 이 씨는 전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카지노과 교수에게 메일을 보내며 자문을 구했다. 마침내 미래에 대한 확신을 얻었고 카지노과에 진학하기로 결심했다.

자신이 원했던 학교, 학과에 들어가서일까. 입학 후 대학생활은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이론보다 카지노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칩과 카드를 만지며 수업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동기생들과 ‘카지노업계 취업’이라는 공통 목표가 있다 보니 공부도 같이하고 취업 정보도 서로 알려주곤 했죠.”
 
이씨는 ‘카지노는 도박’이라는 부정적 시각을 단호히 거부했다.

“카지노는 굴뚝 없는 산업입니다. 관광산업의 ‘꽃’이 바로 카지노예요.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사업은 계속 성장할 겁니다. 미국, 마카오, 싱가포르의 카지노 산업 현황을 보면 잘 알 수 있지요.”

특성화대학 이색학과의 장점을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특성화대학은 학생의 꿈을 찾아주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해요. 이런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은 대부분 자신이 직접 진로를 결정하죠. 대학 이름만 보고, 단지 서울에 있다고 해서 적성에 맞지 않는 대학에 들어간다는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에요. 성적에 맞춰 대학에 가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이씨의 좌우명은 ‘내가 꿈을 이루면 누군가의 꿈이 된다’이다. 조금씩 사회인이 되어가는 그에게 강원랜드에서 이루고 싶은 꿈을 물었다.

“강원랜드라는 경기장에서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훗날 이곳 강원랜드에서 나아가 대한민국 카지노에서 저와 같은 꿈을 꾸는 이들에게 이정표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요즈음 취업 준비생들을 괴롭히는 것이 자소서(자기소개서)다.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경험을 녹여놓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는 좋은 자소서 작성 비결을 “자신만의 독특한 경험을 다이내믹하고 통통 튀는 자신만의 스토리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후 씨는 대학 진로 결정을 앞둔 고교생들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고 했다.

“하고 싶은 것도, 잘하는 것도 없다면 대학에 가지 마세요. 다행히 요즘에는 적성테스트나 직무적성검사로 내가 어떤 것들을 잘하는지 파악하고 내 성격과 성향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요. 여러 선택지를 하나씩 비교하며 내게 맞는 직업을 찾아보세요. 그런 후 대학 전공을 선택하세요.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경험’입니다. 별을 따려면 별을 먼저 봐야겠죠. 고교 때 경험이 진로 선택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어요. 저는 대학 때 1년 휴학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는데, 그게 취업에 큰 도움이 됐어요.”


이정현 | 위클리 공감 기자


김예림 댄스팀 ‘퀴클리’ 리더(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스트릿댄스전공)
“지금은 작은 팀이지만, 꼭 댄스 에이전시로 키울 거예요”

김예림

ⓒC영상미디어

스트릿댄스를 전공한 김예림 씨(22)는 걸스힙합이 주특기다. 걸스힙합은 여성이 추는 힙합댄스를 말한다. 라인을 살리는 동작이 많아 섹시함과 강렬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원래 한국무용을 배운 그의 무대가 길거리로 바뀐 데는 우연히 공연을 본 것이 계기가 되었다. 고교 시절 친구들과 놀러간 대천해수욕장에서 걸스힙합 공연을 본 것이다. 댄서 ‘명미나’가 춤을 추자 그에게서 후광이 느껴지며 순식간에 압도당했다.

 이후 부모님을 설득해 한국무용에서 걸스힙합으로 전향하고 학창시절 힙합에 매진했다. 춤이 너무 좋아 연습실에서만 살았다. 주변의 우려는 신경 쓰지 않았다. 친구들과 팀을 꾸려 대회에 나가는 등 무대경험을 쌓아갔다. 대학에 진학할 즈음,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춤을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 삼고 전문성을 쌓고 싶었다. 그러다 ‘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가 눈에 들어왔다.

“현직 댄서인 교수님 라인업이 좋았어요. 그분들에게서 춤에 대해 제대로 배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학교에 입학한 후 새로운 춤의 세계를 경험했다. 로킹(locking), 파핑(popping), 크럼핑(krumping) 등 그동안 몰랐던 춤을 체계적으로 배웠다. 단순히 동영상만 보고 춤을 따라 했었는데 스스로 안무를 짜며 춤의 원리도 공부했다. 다양한 장르를 이해해야 자신이 원하는 분야도 더 잘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기본기를 배우고 자신만의 색깔을 채워가며 2년을 보냈다.

스트릿댄스계열을 졸업한 친구들은 댄스학원 강사, 백업 댄서로 사회에 진출하거나 연예인 오디션을 보러 다니며 꿈에 매진하고 있다. 얼마 전 대학을 졸업한 김씨는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댄스팀 퀴클리(Quickly)를 만들었다. ‘빨리 현혹시키다’, ‘빨리 빨아들이다’는 의미가 있는 퀴클리에 무대에서 관객을 사로잡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아직 시작 단계지만 대회에도 나가고 방송에도 출연하며 무대에 설 예정이다. 인터넷에 올린 연습 영상을 보고 강사 제의가 들어오기도 해서 자신감이 붙었다.

“이 분야는 수입이 많지 않아요. 재능 있는 친구도 많아서 더 치열하죠. 하지만 하고 싶은 걸 하며 살고 싶어요. 그렇게 살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거예요.”

댄서의 무대 수명은 짧다. 그는 춤을 출 수 없을 때가 되어도 조명, 연출 등을 공부하며 무대 옆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먼 훗날 댄스 에이전시를 만들고 싶다는 꿈도 꺼내놓았다. 자신보다 더 재능 있는 친구들을 양성하고 싶단다.

“무대에서 빛나고 싶어요. 그게 좋아서 춤을 추죠. 무대 위 조명이 저를 비추면 특별해지는 것 같아요. 무대를 한 번 만들려면 엄청나게 노력해야 해요.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답니다.”


선수현 | 위클리 공감 기자

 

김시형 고구려대학교 곤충산업과 재학
“벌레라고요? 6차산업의 원동력이죠!”

김시형

ⓒ 김시형 제공

파브르가 따로 없었다. 김시형 씨(21)에겐 곤충이 놀잇감이었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지네, 거미, 사슴벌레, 장수풍뎅이를 몰래 방으로 가져와 돋보기로 들여다보며 하루를 보내곤 했다. 용돈이 생기면 곤충을 사러 갔다.

“부모님께서는 안 좋아하셨죠. 징그러우니까요. 집에서 쫓겨난 적도 있어요.(웃음) 그런데 관심을 접을 순 없겠더라고요. 정식으로 ‘곤충 반입’을 허락받았죠.”

유년시절부터 늘 그의 곁엔 곤충이 있었다. 하지만 자라서는 잠시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현실의 벽과 맞닥뜨려 그에 따른 결정을 해야 했다. 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해 졸업한 후 바로 취직했다. 하지만 오래가진 않았다.

“공업계열 쪽이었는데 적성에 맞지 않았어요. 퇴사하고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앞으로 무엇이 되고 싶은 걸까.’ 마침내 결정했습니다. 정말 배우고 싶은 전공을 선택해 대학을 가보자고 마음먹었죠.”

마침 ‘곤충산업과’가 신설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절호의 기회였다.

“부모님께서도 곤충산업과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셨어요. 친구들도 ‘너라면 잘하겠다’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고요.”

학과 선택에는 곤충에 대한 관심은 물론 미래 비전도 한몫했다.

“곤충은 이제 더는 ‘그냥 벌레’가 아니라 6차산업의 원동력입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2050년에는 지금의 2배에 달하는 식량이 필요하다고 해요. 곡식류 보완식량으로 지목된 게 식용곤충이에요. 신성장 먹거리인 거죠. 정부에서도 국제적 정서를 감안해 곤충산업 육성계획을 계속 진행하고 있잖아요. 자연히 전문 인력 수요가 있겠구나 싶었어요.”
 
커리큘럼은 실무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주요 전공 교과목은 산업곤충학, 식용곤충사육 및 실습, 사료곤충사육 및 실습, 정서치유곤충학 및 실습, 신물질추출 및 실습, 곤충응용가공학 및 실습 등이 있다. 기억에 남는 수업 내용을 들려달라고 했다.

“흰점박이꽃무지 유충(꽃벵이)과 장수풍뎅이 유충(장수애)은 한시적으로 승인된 식용곤충이에요. 그 이유가 재밌어요. 둘은 먹이로 참나무 톱밥을 먹거든요. 근데 참나무 폐목에는 중금속, 페인트 등의 유해성분이 있을 수 있단 말예요. 농장에서 중금속이 없는 안전한 먹이로 사육한 꽃벵이와 장수애만 유통이 가능한데, ‘먹이와 환경’에 따라 식용 여부가 갈린다는 뜻입니다. 곤충산업학도로서 고민거리가 생기게 된 계기였죠.”

식용곤충 고소애 패티를 넣은 햄버거

▶ 식용곤충 고소애 패티를 넣은 햄버거

고구려대학교 곤충산업과 1기 졸업생이 될 김씨는 곤충 산업 관련 정부기관에 취업을 고려하고 있다.

“이 학과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적성에 맞지 않은 전자계열 회사를 전전했겠죠. 대한민국 최초의 곤충산업과를 졸업하는 만큼 곤충산업이 커지는 기틀을 마련하고 싶어요. 곤충에 대한 수입 규제가 완화돼 한국에 없는 산업곤충들이 국내에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외국의 많은 곤충을 연구하다 보면 제2, 제3의 산업곤충을 만들어낼 수도 있잖아요.”


박지현 | 위클리 공감 기자


안진현 대경대학교 드론과 재학
“한국 드론계의 스티브 잡스가 되고 싶어요”

안진현

ⓒ안진현제공

컴퓨터, 비행기, 스마트폰 등이 일상을 바꾸고 있다는 말은 진부할 정도로 우리네 삶에 깊이 들어와 있다. 그렇다면 100년 후 삶에서는 무엇이 생활을 주도하고 있을까? 안진현 씨(27)는 그 가능성을 드론에서 찾았다. 드론은 경찰의 실종자 수색, 농약 살포, 항공촬영 등에서 활용되는 무인비행체로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경찰공무원 채용에 드론을 활용한 전문가가 선발될 예정이다.

호주국립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안진현 씨는 졸업 후 국내 은행에서 인턴을 하고 자격증 시험공부를 하며 회계사가 되기 위한 경력을 쌓고 있었다. 하지만 사무실에 앉아 일하는 모습은 그가 바라왔던 ‘재미’와는 거리가 멀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일, 새로운 분야에 대한 시도야 말로 그가 추구하는 바였다.

그러던 중 드론을 접했다. 드론에 대해 알아갈수록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론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전국 대학교를 샅샅이 뒤졌고 마침내 대경대 드론과를 발견했다.

2016년 대경대 드론과 1기 신입생이 된 안진현 씨는 자기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전공과목으로 드론 조종기법, 회로분석, 관제시스템 운영, 항공법규, GCS(지상제어시스템)프로그래밍 등의 수업이 있는 걸 보고는 소리쳤다. 제대로 배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드론에 푹 빠진 그는 교내 창업대회와 교육부에서 주관한 ‘창업유망팀 300’ 경진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카카오택시’가 손님과 택시기사를 연결하듯 드론이 필요한 곳을 연결하는 이른바 ‘드론 소셜네트워크’가 핵심 기술이다. GPS를 이용해 소방서, 경찰서 등의 항공촬영에 필요한 인근 드론조종사를 연결할 수도 있다.

외국어에 능통하고 이른바 명문대학 출신인 그는 과감한 선택으로 새로운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이런 선택이 가능했던 이유는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자는 그의 신념 때문이다. 대경대 드론과에는 그와 같은 ‘U턴 학생’이 4명이나 더 있다. 모두 드론이 좋아서, 드론을 통해 꿈을 이루고 싶어서 온 사람들이다.

“호주 학생들은 학교보다 학과를 보고 진학해요. 자신의 적성이 중요한 거죠. 사회적 시선과 기준에 따라 사는 것을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저 같은 사람이 하나둘 늘어나면 더욱 다양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안씨는 졸업한 후에 드론 관련 창업을 할 계획이다. 드론계의 발전 가능성을 믿고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다. 한국 드론 분야에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스펙이나 돈을 좇기보다 즐거운 일을 계속하다 보면 그 분야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며 남들이 걷지 않은 길에서 선구자가 되고 싶어요. 실력은 더 쌓아가야 하지만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어요. 한국 드론계의 스티브 잡스가 되고 싶어요.”


선수현 | 위클리 공감 기자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