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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의 꽃 치어리더, 열 번째 선수예요

최근 한국 프로야구(KBO리그)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인프라 발전이다. 2014년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가 건립된 것을 시작으로 올해에는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 고척 스카이돔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기존 야구장의 리모델링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지난해 신생팀 kt는 기존 수원구장을 대폭 업그레이드해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 올해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전광판 ‘빅보드’가 설치됐다. 부산 사직구장도 국내 최초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설치해 선수들과 관중이 받는 눈의 피로를 최소화하고 클리닝 타임 때는 ‘라이팅 쇼’를 펼친다. 이렇게 급속도로 최신식 시설이 들어서면서 관중은 좀 더 편하고 즐겁게 야구를 관람하고 있다.

 

치어리더

▶ 치어리더는 야구장의 꽃이다.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고 치어리더는 응원석에서 땀을 흘린다.

 

하지만 수 년째 제자리걸음인 부분도 있다. 바로 프로야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치어리더들을 위한 환경이다. 빼어난 외모와 화려한 댄스로 수만 명 관중의 호응을 얻고 응원을 주도하지만, 이들이 처한 환경은 프로 무대와는 거리가 멀다. 야구장 안에 이들을 위한 공간은 사실상 전무하다. 경기에 앞서 휴식을 취하거나 대기할 장소도 없다. 무더운 여름을 이겨낼 샤워시설 또한 찾아볼 수 없다.

 

수만 명 관중 앞에서 응원 주도
무더운 여름이 가장 곤혹스러워

김민지 치어리더(26)는 올해까지 5년째 LG 트윈스 응원을 맡고 있다. 이제는 LG 구단의 간판 치어리더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팬이 많다. “나는 스타 치어리더와는 거리가 멀다”면서도 치어리더라는 데는 자부심을 숨기지 않는다.

 

치어리더

▶ LG 트윈스 치어리더 김민지

 

그는 “예전부터 치어리더를 하는 게 꿈이었다. 많은 분들 앞에서 응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치어리더에게는 큰 자랑거리다”라며 “그래서 지금처럼 응원단상에만 오를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어린 시절 야구팬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고, 잠실구장서 응원단상을 바라보며 꿈을 키웠다. 처음에는 아버지께서 치어리더를 하는 것에 반대하셨지만, LG 구단 치어리더를 한다고 하자 승낙해주셨다.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고 소중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팬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남겨드리기 위해 매일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좀처럼 변하지 않은 환경에 아쉬움을 전했다. “잠실구장이 오래되다 보니 치어리더를 위한 공간이 없다. 현재 치어리더 대기실은 이벤트 물품 창고를 겸해서 쓰고 있다. 이런저런 물건들이 많아서 치어리더들이 다 들어가기도 힘들 정도로 좁다”며 “샤워시설도 없다. 지금은 괜찮지만 여름이 문제다. 무더운 여름에도 샤워를 할 수 없다. 지난해까지는 장애인 화장실을 쓰긴 했는데 올해는 화장실을 리모델링해서 샤워할 공간이 아예 없어졌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원정경기다. 원정경기 전후 치어리더가 대기할 곳은 화장실이 유일하다. 김민지는 “프로야구 어느 구장에도 원정응원단을 위한 자리가 없다. 그래서 원정경기를 갔을 때 치어리더들은 화장실에서 경기가 시작되는 것을 기다리곤 한다. 당연히 옷을 갈아입을 공간도 없다. 차 안에서 메이크업까지 모든 것을 해결한다. 올해 새로 고척돔이 만들어졌지만 고척돔에도 치어리더를 위한 시설이나 공간은 없다”고 말했다.

간혹 치어리더를 바라보는 팬들의 좋지 않은 시선과 짓궂은 반응에도 상처를 받는다고 한다. 현장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치어리더가 관심을 많이 받는 만큼 인터넷 기사 댓글에 민감해질 때도 있다. “많은 분들 앞에 서는 직업인 만큼 자기관리는 필수다. 어느 정도의 비난은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그래도 사람이다 보니 올라오는 사진기사와 댓글을 보게 된다. 오랫동안 이 일을 하고 있지만 악성 댓글을 보면 기분이 안 좋다. 조금 더 너그러운 시선으로 우리를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치어리더

▶ 두산베어스 치어리더 김다정

 

그는 아쉬움을 전하면서도 올 시즌 팬들의 반응을 묻자 곧바로 미소를 보였다. “올해 분위기가 정말 좋다. 지난해에는 자리에 그냥 앉아 계시는 분들이 많았다. 올해는 훨씬 의욕적이시다. 큰 동작을 해도 많이 참여해주신다. 이벤트 참여율도 지난해보다 높아졌다”며 “아무래도 시즌 시작부터 극적인 경기가 많이 나와서 그런 것 같다. 지고 있어도 경기 마지막까지 관중이 큰 함성으로 호응해주신다. 치어리더로서 관중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팬들 호응 좋아
기대한 만큼 멋진 응원 펼칠 것

최동훈 LG 응원단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준비를 많이 했다. 시범경기부터 4월까지는 새로 들어온 선수들을 위한 응원가를 꾸준히 선보였다. 그런데 아직도 꺼내지 않은 응원가가 많다”며 “앞으로 서울을 강조한 응원가가 많이 나올 것이다. LG가 프로 창단해부터 서울에 자리한 유일한 팀인 만큼, 서울 라이벌 팀인 두산과 넥센을 겨냥해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김민지 씨는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치어리더도 상대 팀과 응원으로 경쟁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직접 마주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우리 쪽 응원단의 응원 소리가 더 크고 조직적이어야 한다는 목표 의식이 있다”며 “지금까지는 한화전과 롯데전 응원 열기가 뜨거웠다. 그런데 우리가 가장 의식하게 되는 상대는 역시 잠실 라이벌인 두산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올해는 이전보다 조직적인 응원이 많다. 좌석별, 남녀별 응원 구호를 따로 정해서 만든 응원가도 있다. 진지하고 엄숙한 분위기보다는 재미있는 응원이 많아졌다. 기대해주시는 만큼 멋진 응원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윤세호 (OSEN 기자) 201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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