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정보보호 컨설팅 업체인 (주)비트러스트에서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옥종경(30) 씨. 현재 국내 최첨단 보안업체의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옥 씨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취업준비생이었다.
옥 씨는 대학에서 광고홍보학을 공부했지만 집안의 경제적인 상황이 나빠지면서 1년 만에 휴학을 해야 했다. 군대를 다녀온 후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학교의 재등록 기간을 놓쳐 자동으로 제적됐다.
“학교를 중퇴했으니 고졸이잖아요. 그렇다고 특별한 지식이나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어떻게 취직을 해야 하나 막막하기만 했어요. 아르바이트를 계속 하면서 채용 공고가 난 회사에는 전부 이력서를 넣었던 것 같아요. 이력서를 보냈던 회사가 몇 개였는지 셀 수도 없을 정도예요.”
취업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중 옥 씨는 취업박람회에서 한 정보 기술(IT) 업체의 면접을 통해 어둠 속의 한 줄기 빛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이 업체의 면접 담당자는 옥 씨에게 “기술은 부족하지만 일에 대한 태도는 무척 좋다”고 평가하면서 “스펙 초월 멘토스쿨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한번 참여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던 것.
스펙 초월 멘토스쿨은 스펙보다는 열정과 잠재력을 갖춘 청년을 선발해 각 분야 전문가의 집중적인 멘토링과 교육·훈련을 하고, 참여기업에 취업 알선까지 지원하는 청년 일자리 지원 프로그램이다.

“이공계 분야도 문과 출신 필요
열정만 있다면 기회 많아”
옥 씨는 그렇게 알게 된 스펙 초월 멘토스쿨에서 3개월 동안 IT 관련기초지식을 배우기 시작했다. 옥 씨가 IT 분야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단순한 취업이 아니라 향후 진로까지 고민해봤을 때 ‘기술’을 배우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문과생이던 옥 씨에게 이공계 분야의 공부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낯설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공부하면 취업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고 정말 열심히 배웠다.
“저는 초등학생보다 더 컴퓨터를 못하는 완전 ‘컴맹’이었어요. 그래서 이과 분야가 적성에는 안 맞는다고 생각했죠. 처음에는 이공계 용어들이 너무 어려워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컴퓨터를 배우다 보니까 점점 익숙해지고 재미도 있더라고요.”
▷“저는 전공 등에 상관없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원하는 직업을 찾고 싶다면 일단 무조건 뛰어들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우린 아직 젊고, 기회는 많다고 생각합니다.”
옥 씨는 스펙 초월 멘토스쿨을 통해 국비 지원으로 배움의 기회를 얻은 것뿐만 아니라, 기업의 채용 정보 등 유용한 팁들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스펙 초월 멘토스쿨의 마지막 달에는 연계된 업체에서 연수도 할 수 있었다. 이 연수기간에 채용 계획이 있던 회사에서는 연수받는 학생들을 채용하기도 했다. 옥 씨 역시 그렇게 해서 (주)비트러스트에 입사할 수 있었다.
경제적인 사정으로 학교를 휴학하고 군대를 다녀온 후 수도 없이 했던 아르바이트, 서류 전형과 면접들, 그리고 취업이 힘들어서 좌절하고 자신감 없이 지내오던 시간들…. 취업이 확정되는 순간, 옥 씨의 머릿속에는 힘들었던 지난 시간들이 스쳐갔다. 그리고 돌덩이처럼 무겁게 어깨를 짓누르던 취업의 부담은 사르르 사라졌다.
“이제 살았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저희 회사는 계속 일을 배우면서 저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비전이 좋은 곳이었거든요. 제가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스펙 초월 멘토스쿨이라는 기회를 잘 잡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남들보다 뛰어나지는 않지만, 취업을 하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달려들었던 게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아요.”
회사에서 옥 씨가 담당한 업무는 컨설턴트. 공공기관 등에서 보호되어야 하는 정보 자산들이 해킹되지 않도록 취약점을 분석하고, 개선시킬 방안을 제시하는 컨설팅 역할을 한다. 이 같은 업무의 성격 때문인지, 옥 씨는 이공계 분야 회사가 무조건 문과와 관련이 없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기술력을 갖고 있어도, 그 기술력을 어떻게 개발해야 할지 고민하는 부분은 문과적인 요소거든요. 그래서 이공계 분야에서도 문과적인 부분은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희 회사에서도 꼭 이공계 전공자만 고집해서 채용하지는 않고 있어요. 어차피 기술은 입사해서 천천히 배워가도 되는 거니까요. 그러니 이공계 쪽 취업을 고려하고 있는 문과생들에게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전공분야 고집보다는
원하는 일에 뛰어들어야
옥 씨는 취업을 위해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리는 취업준비생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사실 취업해서 일하다 보면 힘들게 쌓은 ‘스펙’이 전혀 소용이 없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는 것.
“제 주위에 취업한 사람들을 봐도 업무 능력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자격증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열심히 하려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도 스펙보다 자신의 일을 더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좋은 평가를 받더라고요. 저도 사실 고졸이고 아무런 자격증이 없었잖아요. 결국 일에 대한 ‘진정성’을 얼마나 잘 어필하느냐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옥 씨 역시 직접 뛰어들어 배워보기 전에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인 적도 있었다. 하지만 배우는 일에 몰두해보니 또 다른 ‘재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옥 씨는 특히 청년 취업률이 높고 취업 재수생과 삼수생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취업준비생들에게 ‘전공분야’를 꼭 고집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저는 고졸에, 나이가 많은 신입사원입니다. 제가 남들보다 뛰어난 점은 한 가지도 없습니다. 다만 저는 전공 등에 상관없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원하는 직업을 찾고 싶다면 일단 무조건 뛰어들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우린 아직 젊고, 기회는 많다고 생각합니다. 취업준비생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글 · 김민주 (위클리 공감 기자) 201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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