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가정폭력, 성폭력 등을 상담하는 한국여성의전화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이 단체는 ‘아내 구타’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하고, 가정폭력 실태를 최초로조사한 대표적인 국내 여성단체다.
한우섭(58) 한국여성의전화 이사는 이 단체가 창립됐을 때부터 활동해온 원년 멤버다. 전화 상담원부터 시작해 사무국장을 거쳐 공동대표를 두 차례나 지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1983년 6월 11일 서울 중구청 인근 애플다방 옥탑방에서 출발했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아내들을 위해 전화 상담을 해주겠다는 소식이 퍼지자 상담 전화가 줄을 이었다. 1983년 한 해에 약 4천건의 상담 전화가 걸려왔을 정도다.
한 이사는 공동대표로 일하며 특히 ‘여성의 정치세력화’ ‘여성의 경제세력화’ ‘여성조직화’에 힘썼다.
“다른 여성단체들과 함께 각 정당의 대표들을 찾아다니며 여성의원 할당제를 요구했어요. 여성들의 지위가 향상되려면 여성 정치인들도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죠. 결국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에서 여성 할당 50퍼센트를 제도화하고,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의회 선거에서 지역구 총수의 30퍼센트 이상을 여성이 하도록 의무화하게 됐죠.”
또한 지역 여성운동의 일환으로 ‘가정폭력 없는 마을 만들기’ 활동에도 주력했다. 시범 아파트를 지정해 주민을 대상으로 여성문제를 교육하고, 만약 이웃에서가정폭력이 발생했을 경우 어떻게 신고를 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는 프로젝트다.
최근 한 이사는 여성들의 사회진출 확대에 관심이 많다. 그는 “여성들을 위한 제도는 이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지만 여성들에게 여전히 ‘유리천장’이 있음을 보여준다”며 “공공기관부터 솔선수범해 이런 장벽을 깨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6월 11일 서울시청에선 한국여성의전화 창립 3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활동가들이 그간의 소회를 말하는 자리에서 그는 “한국여성의전화여 사망하라!”고 외쳤다. 여성들의 인권이 향상돼 더 이상 여성들이 한국여성의전화에 도움을 청하는 일들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한 이사는 “앞으로 여성의전화가 없어지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여성운동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김혜민 기자 / 사진·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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