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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70일째인 6월 24일 새벽, 6월 소조기의 마지막 날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빠르게 수색작업이 시작됐다. 동이 틀 무렵 마지막으로 실종자를 찾은 지 16일 만에 여성 실종자를 추가로 발견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로써 남은 실종자는 11명이 됐다. 사고 해역은 워낙 유속이 빠른 곳이어서 소조기 동안에도 수색을 못한 날이 많았는데, 이날은 다행스럽게 파도와 바람이 잔잔한 편이었다. 다시 중조기에 접어들고 월말쯤 장마전선이 진도 지역까지 북상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수색작업에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매일 밤 해가 지면 진도체육관과 팽목항에 불을 밝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광주YMCA의 ‘등대지기 봉사단’이다.

등대지기 봉사단의 운영은 물론 광주와 진도를 매일 오가고 있는 김현영 광주YMCA 팀장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팽목항의 현 상황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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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초기보다 언론이나 국민의 관심이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현재 팽목항과 진도실내체육관의 분위기는 어떠한지요?

“지난달보다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간간이 웃음소리도 들리곤 합니다. 노을 지고 새벽 하늘이 밝아올 때면 종종 방파제 저 멀리나 등대 쪽에서 한 섞인 울음과 한탄도 들려오지만 확실히 점차 나아지고 있습니다. 어제(23일 밤)는 가수 김장훈 씨가 홀로 찾아와 몇 시간에 걸쳐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봉사를 하다 체육관에서 자고 가는 모습을 봤습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조금이나마 힘을 드리고 있습니다. 낮에는 후텁지근하지만 저녁이면 썰렁한 기운이 돌아 감기 때문인지 기침소리도 잦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피곤함이나 나빠진 건강보다 두 달이 넘는 기다림에도 소식이 없는 가족들을 기다리는 마음에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어떤 점인지요?

“이제 남은 실종자는 11명입니다. 체육관과 팽목항을 가득 채웠던 사람들도 대부분 떠나고 30~40명의 가족들과 봉사자들, 수색작업자들과 공무원들만 남아 있습니다.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 해도 아직 가족을 찾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 가운데 ‘자신들만 잊혀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잠을 청하기 어렵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슬픔이 일상화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어떤 계기로 세월호 현장에 봉사활동을 나오게 됐는지요?

“광주YMCA는 그 전부터 지역 내 소외계층을 돕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 왔습니다. 침몰사고가 나자마자 현장에 가서 미약하지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초기에는 바로 현장에 갈 수 없어서 일단 생활필수품(김치·속옷·신발·겉옷)을 지원하는 차원으로 시작했습니다. 5월 초부터 진도를 찾았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찾고 있습니다.”

등대지기 봉사는 다른 봉사와 어떤 점이 다른지요?

“막상 현장에 와보니 일손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특히 야간 자원봉사자가 턱없이 부족하더군요. 그래서 야간 봉사를 계획했습니다. 다행히 낮에 참여하고 싶지만 생업 때문에 봉사할 수 없었던 시민들이 많이 참여해 그들과 함께 무박 2일로 야간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다른 봉사자들과 특별히 다른 건 없습니다. 그저 해가 지면 불을 밝히고, 실종자 가족들 주변을 청소하는 일입니다. 다만 밤 깊은 시간에는 어떠한 활동보다 더 집중하는 일이 있습니다. 잠을 청하지 못하는 실종자 가족들이 많은데 그분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위로가 아닙니다. 그저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생각합니다.”

함께하는 분들은 어떤 분들인지요?

“‘등대지기 봉사’로 부르며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5월 16일, 사고가 있은 지 딱 한 달이 되던 날이었습니다. 그때부터 함께하는 분들은 광주YMCA뿐만 아니라 목포·여수YMCA, 광주YWCA 봉사단원들, 그리고 개인적으로 연락해 부산·경주·전주에서 찾아온 시민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참여 인원만 200명을 넘어섰습니다. 초기처럼 북적거리진 않지만 지금도 매일 밤 네댓 명의 봉사자가 함께 밤을 지새웁니다.”

등대지기 봉사의 마무리는 언제쯤으로 생각하시는지요?

“그간 많은 대형 사고가 있어왔지만 너무도 빨리 잊고 일상으로 되돌아갔습니다. 또다시 대형 사고가 터지면 다시 반성하고 또 잊는 악순환의 연속을 이번 계기로 끊었으면 합니다. 남은 가족들을 위해 또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다시는 오늘과 같은 슬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마지막 실종자 가족이 집에 돌아가는 그날까지 함께할 예정입니다.”

글·김상호 기자 2014.06.30

 

세월호 CCTV 영상저장장치 복구 추진

 

6월 24일 새벽 단원고 여학생으로 추정되는 세월호 실종자 시신 1구를 수습했다. 지난 8일 단원고 남학생 시신이 발견된 이후 수색에 난항을 겪은 지 16일 만이다. 사고 발생 70일째인 6월 24일 현재까지 사망자 수는 293명, 실종자는 11명이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소조기 마지막 날인 이날 123명을 투입해 3층 로비와 선수격실, 4층 중앙통로, 선미 다인실, 5층 선수 격실 등에 대한 장애물 제거와 수색을 병행했지만 추가 성과는 없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6월 22일 밤 10시쯤 세월호 3층 안내데스크실에서 영상저장장치를 수거했다. 이 장치에는 사고 전후 선내의 상황을 알 수 있는 CCTV 영상이 모두 녹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월호에는 조타실과 화물칸, 또 180명이 머무는 대형객실과 기관실, 식당과 통로 등에 모두 64개의 CCTV가 설치돼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영상 복원 가능성 등을 살펴보고 있다. 영상이 복원된다면 사고 당시 정황을 파악할 자료가 될 전망이다.

세월호 범사고대책본부는 1차 정밀수색을 이달말까지 다시한번 연장키로 했다. 세월호 참사 72일째인 26일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지난 20일 완료키로 했던 1차 정밀수색일정을 25일까지 한 차례 연기한 데 이어 이날 6월 말까지 재차 연기해 진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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