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난 2월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리치먼드의 버지니아주의사당에서 열린 주 하원 전체회의에서 환호와 기립박수가 터져나왔다. 버지니아주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 병기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찬성 81표, 반대 15표로 통과되자 환호하는 방청석 한인들에게 의원들이 축하박수를 보낸 것이다.
앞서 1월 23일 열린 주 상원 전체회의에서 동해 병기 법안이 찬성 31표, 반대 4표로 가결된 바 있어 버지니아주 의회 최종 통과가 결정되는 이날 표결에 대해 버지니아주뿐 아니라 전체 미국 내 한인들의 관심이 높았다.
50개 주 의회 가운데 최초로 동해 병기 법안이 통과된 배경에는 사단법인 ‘미주 한인의 목소리(VoKA)’의 피터 김 회장, 홍일송 버지니아주 한인회장 등 한인들의 활약이 있었다. 버지니아 한인회는 2012년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의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서 동해표기청원 서명운동을 펼치는 등 미국 내 한인사회에서 동해 병기운동의 선두에 서왔다. 2012년에도 동해 병기 법안이 주의회에 제출됐으나 통과되지는 못했다.
수도 워싱턴 D.C에 맞닿은 버지니아주는 미국 내에서 열번째로 동포가 많은 주(‘재외동포 현황 2013’, 재외동포재단)이다.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우드로 윌슨 등 역대 미국 대통령 8명을 배출하여 미국의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지역이여서 교민들의 정치 참여 의식도 어느 지역보다 높았다.

뉴욕·뉴저지주 등 다른 주도 ‘동해 병기’ 발의
버지니아주 의회의 동해 병기 법안 통과 소식은 다른 주에도 곧바로 영향을 주었다. 최종 통과 하루 만인 2월 7일 뉴욕주와 뉴저지주 의원들이 각각 공립학교 교과서와 공문서에 동해 병기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주의회에 발의했다.
뉴욕주와 뉴저지주는 미국 내 동포가 각각 첫번째와 세번째로 많은 주이다. 이곳에서도 역시 한인회를 중심으로 동해 병기노력이 있어 왔다. 미국 내 동포가 두번째로 많이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실리콘밸리한인회가 동해표기청원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버지니아한인회를 중심으로 파급된 동해 서명운동은 미국 밖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세계 각국 한인사회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이탈리아 등 다른 나라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동해표기청원 서명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미국 내 한인사회를 하나로 뭉치게 하고, 법안 통과로 한인사회의 정치력 신장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준 동해 병기는 한인들만의 ‘주장’이 아니라 국제적 지명 표기 기준에 따른 합리적인 표기법이다. 국제수로기구(IHO) 및 유엔지명표준화회의(UNCSGN)의 지명 표기 관련 결의에 따르면, 두 개 이상의 국가가 공유하고 있는 지형물에 대한 지명은 일반적으로 관련국들 간 협의를 통해 결정하며 지명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는 경우 각각의 이름을 나란히 적는 ‘병기’를 권고하고 있다.
한국인을 비롯해 7,500만 한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동해’라는 이름이 역사 기록에 등장한 지는 2천년 이상이다. 반면 국제적으로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것은 바다 명칭을 정하는 국제수로기구의 전신인 국제수로국이 1929년 처음으로 발간한 공식 해도집에 일본해로 단독 표기한 이후부터다.
버지니아주 의회는 현재 동해 병기 법안과 관련해 상원 통과법안은 하원이, 하원 통과 법안은 상원이 검토하는 ‘크로스 오버’과정을 거치며 통합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테리 매콜리프 주지사는 통합법안을 넘겨받으면 10일 이내에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버지니아주의 동해 병기 법안은 주지사가 서명하면 올 7월 1일부터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글·박경아 기자 2014.02.17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